국제일반
반항아 아들을 억만장자, 그리고 자선사업가로…빌 게이츠 아버지 별세
뉴스종합| 2020-09-16 12:00
[AP]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이자 현재 세계 최대 자선단체인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의 빌 게이츠 이사장의 아버지인 윌리엄 H. 게이츠 시니어가 14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났다. 향년 94세.

15일 게이츠 시니어의 가족은 언론을 통해 그가 알츠하이머 투병을 하다가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시애틀에서 이름난 변호사로 활약했던 게이츠 시니어는 훗날 어릴적 반항심이 강했던 아들 게이츠를 억만장자로 키워낸 아버지로 주목받아왔다.

어린시절 게이츠 시니어는 어머니에게 무례하게 구는 게이츠를 자주 혼냈고, 화가 난 게이츠 시니어가 아들에게 물컵을 집어던지는 일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게이츠와 함께 치료사를 찾아간 게이츠 시니어는 너무 혼내지 말라는 조언을 들었고, 아들을 시애틀의 사립학교인 레이크사이드에 입학시켰다. 게이츠가 컴퓨터를 접하고, 훗날 MS를 함께 창업한 폴 알렌도 만났다.

게이츠 시니어는 몇 년 후 아들이 하버드를 자퇴하고 뉴멕시코주 앨버커키로 이사를 했을 때도 그를 붙잡지 않았다. 게이츠는 앨버커키에서 앨런과 함께 1975년 MS를 만들었다. MS는 오늘날 시총 1800조원 규모로 미국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 중 하나가 됐다.

[게이츠노트]

게이츠 시니어는 2005년 시애틀 로터리 클럽에서 “우리 집에서 내 이름을 쓰면서 따지기를 좋아했던 어린 소년이 미래의 고용주가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게이츠가 MS 회장에서 물러나 자선사업가로서 새 인생을 시작하게 된 데도 아버지의 역할이 컸다.

지난 1994년 게이츠 시니어는 자신에게 자선단체를 만들어달라는 요구가 많지만 너무 바빠서 응하기가 어렵다는 아들의 호소에 일부 자금을 받아 윌리엄 H. 게이츠 재단을 만들었다. 오늘날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의 모태가 되는 이 재단이 처음 지원한 것은 지역 암 프로그램을 위한 8만 달러였다.

이후 13년 동안 빌 게이츠가 MS 경영에 집중하는 동안 게이츠 시니어는 경영진과 자선 전문가들과 상의하면서 재단을 관리해왔다. 재단의 목표는 미국인의 건강과 교육 개선, 빈곤 해소로 맞춰졌다.

칼럼리스트인 파블로 아이젠버그는 “그(게이츠 시니어)는 재단을 설립했을 뿐만 아니라 그것을 키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면서 “그는 자신의 아들이 많은 돈으로 선행을 베풀어야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2000년, 빌 게이츠 부부는 당시 3개로 나눠졌던 가족의 재단을 통합해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만들었다. 빌&메린다 게이츠 재단이 만들어진 이후에도 게이츠 시니어는 계속해서 재단을 관리해왔다. 빌 게이츠는 2003년 시애틀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자금 확보를 확실히 하고, 아버지는 그 돈을 현명하게 쓰기 위해 일했다”면서 재단 설립에 있어 아버지의 역할을 인정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994년 재단 설립 이후 게이츠 시니어의 관심사는 오로지 재단에 맞춰져 있었으며, 재단을 운영하는 동안 어린이 백신 개발 지원, 개도국 수도 개선, 여학생들의 교육 지원 등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게이츠노트]

balme@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