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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적항암제로 ‘알츠하이머’ 치료길 연다
뉴스종합| 2021-03-17 14:29
왼쪽부터 이현주 연구원, 허향숙 책임연구원, 강리진, 김지은, 전성각 연구원이 실험실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한국뇌연구원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기존 항암제를 활용해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퇴행성 뇌질환을 치료할 수 있게될 전망이다.

한국뇌연구원은 퇴행성뇌질환연구그룹 허향숙 박사 연구팀이 경북대 의대석경호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항암제 ‘이브루티닙’에서 알츠하이머병 치료 및 예방 효과를 발견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브루티닙은 암세포만 골라 사멸하는 특수 표적 항암제로 진행성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 등 림프종 환자에게 사용되고 있다.

대표적 퇴행성 뇌질환인 알츠하이머병은 아밀로이드 베타의 축적물인 노인성 반과 과인산화된 타우(Tau)의 응집체인 신경섬유얽힘을 특징으로, 높은 유병률에 비해 명확한 병리기전과 근본적인 치료방법이 아직까지 없다.

연구팀은 이브루티닙이 알츠하이머병 동물 모델에서 알츠하이머병의 핵심 병리 인자인 아밀로이드 베타 축적과 타우 인산화를 모두 감소시켰을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해 유도되는 신경 염증을 완화시킴을 확인했다. 또 이브루티닙 투여는 신경돌기 생성 촉진과 함께 장기기억 향상을 유도함도 확인했다.

이브루티닙이 비아밀로이드 생성 경로를 촉진해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감소시키고, 이와 더불어 인산화 활성을 조절하는 것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성과는 기존 약물의 새로운 타겟을 설정하는 ‘신약 재창출 기법’으로써 향후 알츠하이머병의 치료제로써 활용 가능성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진다.

허향숙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로 알츠하이머의 여러 병리 기전을 동시에 제어할 수 있는 멀티 타겟 약물로 이브루티닙의 가능성을 밝혀냈다”며 “후속 연구로 퇴행성 뇌질환의 병리기전 조절에 효과가 있는 약물을 지속적으로 연구, 발굴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는 노화 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노화 세포(Aging cell)’에 3월 16일 온라인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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