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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손바닥처럼 들여다보는 ‘대형 반사경’ 국산화…차세대중형위성 실려 우주로
뉴스종합| 2021-03-23 12:02
양호순(왼쪽)박사가 반사경 가공작업을 수행하고 있다.[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인공위성의 눈 역할을 하는 카메라의 해상도를 결정하는 핵심부품 반사경이 국내 독자기술로 개발돼 차세대중형위성 1호에 실려 우주로 나섰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22일 발사된 국내 최초 표준모델급 인공위성 ‘차세대중형위성 1호’의 망원경 핵심부품인 반사경을 모두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반사경은 지름이 클수록 더욱 선명한 영상을 얻을 수 있지만, 대형 반사경은 전략물자로 사용될 수 있기에 해외 수입이 어렵다.

22일 발사된 차세대중형위성 1호에 사용된 거울은 총 5개다. 그중 가장 중심이 되는 거울인 주 반사경은 지름이 0.6m로 크지만, 무게가 13kg 남짓으로 매우 가볍다. 거울면의 형상 오차는 머리카락의 8천분의 1 수준인 10nm(나노미터, 10억분의 1 m) 정도로, 좁은 골목길까지 정밀하게 촬영할 수 있다.

대구경 주 반사경의 초경량화 설계 및 제작기술은 지구의 중력과 로켓에 의한 발사환경, 그리고 우주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는 최첨단 기술로서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이 요구조건을 만족하는 설계 및 제작기술이 전혀 없었다.

표준연 첨단측정장비연구소 양호순‧이윤우 박사 연구팀은 지난 2005년부터 현재까지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협력 연구를 통해 반사경 국산화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KRISS는 반사경 가공 및 측정에 관한 기술을 주로 개발했고 우주 환경에 관련한 정보제공 및 관련 시험은 항우연이 담당했다.

연구팀은 반사경이 가볍지만 잘 휘지 않도록 만드는 경량화 설계기술, 거울면의 형상을 최첨단 반도체보다 정밀하게 만드는 가공기술, 그리고 발사체의 진동과 충격으로부터 거울을 보호하는 조립기술을 등 초정밀 광학측정 및 제작기술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이 기술을 바탕으로 지름 0.6 m의 주 반사경을 비롯해 총 5개의 반사경으로 구성된 비행모델 두 세트 개발을 완료했고, 그중 하나가 이번에 발사된 ‘차세대중형위성 1호’에 탑재됐다. 또한 향후 발사될 다양한 위성에 탑재할 반사경도 항우연과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차세대중형위성 1호에 사용된 주 반사경.[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양호순 박사는 “반사경은 위성의 눈 역할을 하는 핵심부품 중 하나로, 설계‧가공‧조립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독자적으로 개발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라며 “향후 도래할 우주 시대에 우리나라가 뛰어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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