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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 남이 땀흘린 헬멧 누가 좋아 합니까” 공유 헬멧에 킥보드 ‘분노’
뉴스종합| 2021-07-26 19:41
성동구청 주차 단속원이 지하철역 인근에 놓인 전동 퀵보드 주차현황을 조사하고 있다.[성동구청 제공]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무더위에 남이 쓴 땀흘린 헬멧을 누가 좋아하겠습니까”(킥보드업계 관계자)

정치권이 킥보드업체의 ‘헬멧 비치 의무화’를 골자로 하는 법안 추진에 나서자 업계선 ‘엎친 데 덮친 격’이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법안 추진 배경은 헬멧 착용 의무화 시행이 두달 지났지만, 미착용 단속 건수가 5400건에 달하는 등 안전문제 책임에서 킥보드업계가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 이에 킥보드 기기마다 헬멧을 비치해 안전을 강화하라는 취지다. 반면 킥보드업계에선 최근 킥보드 불법 주정차 견인, 헬멧 미착용 시 범칙금 부과 등 연일 산업을 억제하는 처사라며 볼멘소리가 나온다.

정치권에 따르면 26일 박완수 국민의힘 의원은 공유 킥보드에 헬멧 비치를 의무화하는 법률안 추진에 나섰다. 박 의원이 추진 중인 ‘개인형 이동장치의 안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안’에는 무인 대여 방식의 공유 전동 킥보드 사업자 등에도 헬멧 비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박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5~6월 간 전동킥보드 운전자가 헬멧 미착용으로 단속된 사례는 전국 5400건에 달했다. 헬멧 착용 의무화 조항은 지난 5월13일부터 시행됐다. 그러나 이용자들은 헬멧 소지 번거로움, 공유헬멧 특성 상 코로나19 감염 우려 등을 이유로 헬멧을 착용하지 않는 경우가 잦다.

의원실 측은 “도로교통법상 헬멧 착용이 의무화 돼 있지만 공유킥보드 이용자들이 헬멧을 갖고 다닐 리가 없는 만큼 킥보드 사업 자체가 도로교통법 위반을 방조하는 측면이 있어 의무화하자는 취지”라 설명했다.

현재 헬멧을 비치한 업체는 뉴런 모빌리티, 알파카, 오랜지랩 등 3곳이다. 지난 3월 한국 진출 당시부터 모든 킥보드에 헬멧을 부착한 뉴런을 시작으로 알파카, 오랜지랩이 동참했다. 업계 선두주자 지쿠터, 씽씽 등 업체들은 아직 헬멧을 비치하지 않은 상황이다.

[123rf]

국내 공유킥보드업계는 ‘엎친 데 덮친 격’이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앞서 전동킥보드 업계는 공유 헬멧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쳐왔다. 지난 5월 업체들은 강제 착용은 실효성이 떨어질 뿐더러 코로나19로 인한 위생 문제로 헬멧 착용을 꺼리는 이용자도 많다고 분석했다. 한 관계자 “헬멧 착용 의무화로 이용률이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라며 “(법안 추진으로)규제가 더 들어오는 분위기에 운영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당초 헬멧 도입을 망설이던 업체들도 헬멧 구비에 나서는 등 대응에 분주하다. 업계 이용자 수 1위 ‘지쿠터’는 공유헬멧 제작을 통해 순차적으로 비치할 예정이라 밝혔다. 선두주자 ‘씽씽’과 글로벌 기업 ‘빔모빌리티’도 공유헬멧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dingd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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