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아직 코로나19도 현재진행형인데… 60년 안에 또 치명적 ‘전염병’ 온다?”

지난해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여전히 종식되지 못한 가운데 향후 60년 이내에 코로나19 못지않은 세계적 규모의 팬데믹이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현재 40세 이하의 남녀라면 100세가 되기 전에 또 한 번의 ‘치명적인’ 바이러스에 노출될 가능성 있다는 것이다.

24일 이탈리아 파도바대학 연구진은 과거 유행병이 발생한 빈도에서 일정한 패턴을 발견, 이를 통해 60년 이내에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이 또 한 번 전 세계를 강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지난 4세기 동안 전 세계에 확산된 흑사병·천연두·콜레라·발진티푸스 및 다양한 신종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발병 빈도를 조사했다. 특히 1만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전염병에 초점을 맞췄다. 항생제나 백신 등 의약품을 통해 관리할 수 있게 된 질병이나 HIV/AIDS·말라리아·코로나19 등 현재진행 중인 전염병은 제외했다. 이렇게 선별한 바이러스를 홍수와 같은 극단적인 기후 사건의 위험을 추정하는 데 사용되는 통계적 모델링 방식으로 살펴본 것이다.

이상섭 기자

그 결과, 60년 이내에 코로나19 같은 전 세계 규모의 전염병이 발병할 가능성 2%가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스페인 독감’처럼 전 세계 3000만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바이러스는 해당 기간에 발병할 확률이 0.3~1.9% 사이로 조사됐다. 기간으로 계산하면 127년마다 발생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통계적으로 향후 1만2000년 이내에 모든 인간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치명적인 전염병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연구진은 “수학적 통계작업인 만큼 가정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추정치에 불과하다”고 첨언했다. 다만 “최근 수십년 동안 소규모 전염병의 발병 건수가 이전보다 증가한 만큼 안심할 순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윌리엄 판 듀크대 글로벌환경보건학과 부교수도 “인구 증가, 식품 시스템의 변화, 환경 악화 등의 요인으로 팬데믹이 더 자주 발생할 수 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팬데믹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이를 예방·통제하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 저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