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당락 가른 ‘핵심 키’는 비리의혹·단일화·정권교체 열망
뉴스종합| 2021-10-07 11:34

내년 3월 9일 치를 제 20대 대통령 선거가 5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여야 본선후보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여론조사에서는 조사 방식에 따라 후보들의 순위가 널을 뛰고 있다. 지난 2002년 이후 역대 대선에서 ‘D-5개월’ 상황을 분석하면 단일화, 정권교체 의지 등이 향후 대선정국을 좌우할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헤럴드경제는 2002년 이후 역대 대선 6개월 전부터 한국 갤럽이 실시한 대선 여론조사를 분석했다. 그 결과, 가장 변수가 많았던 2002년 16대 대선은 당원 여론변화와 제3지대 경쟁구도, 비리의혹 등이 향후 판세를 좌우했다.

2002년 2월 말까지만 해도 양자대결조사에서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후보의 지지율은 47.5%로 노무현 당시 민주당 후보(33.7%)를 크게 앞섰다. 그러나 사상 처음 도입된 민주당 국민참여경선으로 이른바 ‘노풍’(盧風)이 불었고, 이 후보를 둘러싼 비리의혹도 제기되면서 격차가 좁아졌다. 여기에 2002년 한일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로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이 새 대선후보로 떠올랐다.

2002년 7월 여론조사에서 대선 구도는 이 후보(37.4%)가 노 후보(24.2%)와 정 회장(21.9%)를 앞서는 1강 2중 구도로 짜였다. 그러나 대선을 20여일 남기고 노 후보와 정 회장이 단일화에 성공하면서 2002년 11월 노 후보의 지지율은 43.5%를 기록해 이 후보(37.0%)를 5.5%포인트 격차로 따돌렸다. 결국 대선에서는 노 후보가 이 후보보다 2.3% 포인트 차로 승리했다.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으로 대선이 치러진 건 2007년 17대와 2017년 19대 대선이 꼽힌다. 2007년 대선에서는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가 연일 지지율 1위를 달리며 ‘무난하게’ 대통령에 당선됐다. 진보정권에 대한 실망과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이 커진 탓이다. 2007년 대선을 6개월 앞둔 6월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한나라당의 지지율은 52.9%에 달한 반면 열린우리당의 지지율은 9.1%에 그쳤다. 대통령 선호도 조사에서도 이 후보가 41%,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후보는 25%를 보인 반면, 손학규와 정동영 후보는 각각 6%와 2%를 기록했다. 선거 막판까지 결국 이 후보(48.7%)는 선두를 유지하며 정 후보(26.1%)에 약 22%포인트 격차로 압승했다.

2017년 19대 대선은 ‘최순실 국정농단’에 따른 정권교체 열망이 압도적인 변수로 작용했다. 당시 사건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헌정사상 처음으로 탄핵돼 대선이 예정보다 1년 앞당겨졌다. 2017년 5월 대선을 6개월 앞둔 2016년 12월 박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후 진행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나란히 20%를 차지했다. 그 뒤를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18%) 잇고 있었다. 그러나 탄핵 정국이 계속되면서 반 전 총장의 지지율을 하락했고, 반 전 총장이 출마 포기를 하면서 문 후보가 대선 6개월 전부터 지지율 1위를 달리며 대통령에 당선됐다.

2012년 18대 대선은 제3지대가 대선구도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 2012년 5월 한국갤럽 통합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당시 후보의 지지율은 38%, 안철수 당시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지지율은 23%,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지지율은 11%를 기록했다. 하지만 추석 연휴를 지나고 판세는 박 후보에게 기울었다.

과거 사례를 참고했을 때 현재 대선 구도는 여야에서 선두를 차지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국민의힘 윤석열 전 총장에게 유리해보인다. 하지만 두 사람이 맞대결을 벌일 경우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7~28일 머니투데이 의뢰로 전국 만 18세 이상 1010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민주당이 35.9%로 국민의힘(35.0%)을 오차범위 내에서 제쳤다. 이른바 ‘고발사주 의혹’과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의혹’ 등도 판세를 가늠하기 어렵게 하고 있다. 문재연 기자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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