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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김건희 방어, 의미없는 병력투입…김종인 전권, 안믿는다”
뉴스종합| 2021-12-23 10:26
[헤럴드경제=이상섭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오찬 회동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헤럴드경제=정윤희·신혜원 기자]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3일 자신의 선거대책위원회 사퇴 이후 수습을 맡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선대위 개편에 나선데 대해 “윤석열 대선 후보가 김 위원장에게 전권을 제대로 실어줬다면 당장 (선대위를) 해체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가 김 위원장에게 전권을 주지 않았기 때문에 김 위원장이 선대위 개편을 하더라도 문제 해결 가능성이 낮을 것이라는 의미다. 이 대표는 김 위원장 역시 이를 알고 있기 때문에 전날 “선대위 해체는 불가능하다”고 언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또, 윤 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각종 의혹 방어 대책으로 당내 인사를 동원하는 것에 대해서도 “의미없는 병력투입”이라고 했다. 선대위직 사퇴 전 윤 후보와 현장에 동행하며 자신이 발언했던 것은 이 대표 본인의 자기정치가 아닌 윤 후보 방어를 위해서였으며, 자신이 빠지자 곧 윤 후보의 실언이 다시 나타났다는 취지의 얘기도 했다. 이 대표는 ‘30대 장관 공약을 내면서 30대 당대표를 쫓아냈다’, ‘청와대 비서실을 폐지하겠다면서 벌써부터 윤 후보 측근의 말이 많다’ 등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이 대표는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전날 후보가 김 위원장에게 (선대위 개편을 위한) 전권을 드린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지만 저는 안 믿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울산 회동 당시 윤 후보가) ‘이 대표가 하라면 하고 안하면 안하겠다’고 한 것이 전권(을 주겠다는 의미)으로 받아들였는데, 연습문제를 풀어봤더니만 전권이 아니었지 않나”고 지적했다.

앞서 조수진 최고위원과의 충돌 후 ‘윤핵관’을 문제 삼으며 선대위 모든 직책을 내려놓은 이 대표는 김 위원장이 선대위를 해체하더라도 선대위에는 복귀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선대위의) 문제점을 얘기했으니, 의지만 있으면 대안 만드는 건 장삼이사(張三李四, 평범한 사람들)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가 현재의 ‘윤핵관’ 문제를 정리하려는 의지가 없다는 비판으로도 풀이된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2일 오후 전북 전주시 덕진구 전북대학교 최명희홀에서 학생들과 타운홀 미팅을 하고 있다. [연합]

이 대표는 이날 ‘윤핵관’ 중 하나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을 공개 저격키도 했다. 이 대표는 “선대위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장 의원이 저도 모르는 얘기를, 선대위의 전반적인 내용을 쫙 열거하면서 질타했다”며 “장 의원의 정보력이 좋으시거나 ‘핵관(핵심관계자)’ 임을 선언한 것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전날 장 의원이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와 조 최고위원을 싸잡아 비판하며 임태희 총괄상황본부장, 주호영 조직총괄본부장, 서일준 비서실장 등에 대한 비판을 열거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이 대표는 “(윤 후보가) 대중적으로 장 의원의 선대위 참여를 거부하니까 직은 주지 않고 역할은 주는 것으로 보인다”며 “아니면 장 의원이 정말 특수한 정보력이 있어서 정치장교처럼 선대위 본부장들을 짚어가면서 정밀타격 하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30대 장관, 청와대 비서실 축소 및 내각 중심 국정운영을 제시한 윤 후보의 발언에 대해서도 “공약을 던질 때 국민들이 현실성 있다는 생각이 들어야 한다”며 “윤 후보가 30대 장관을 만들겠다는데 ‘윤핵관’은 30대 당대표를 물어뜯어서 이 상황을 만들었으면 메시지가 같이 가겠나. (그리고) 선대위는 직도 없는 자가 정밀타격하면서 본부장들 지목해서 괴롭히고 있다. (청와대)비서실을 없애야 되는데 후보 측근은 직도 없는데 이렇게 말 많이 하는 것이 되나, 비선이?”라고 비판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제5차 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이상섭 기자

김 위원장 역시 ‘윤핵관’ 문제를 지적하는 이 대표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나 자신도 선대위가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며 “그 원인은 어떤 사람이 후보와 개인적으로 가까우니까 내 나름대로 뭘 해야겠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다. 결국 각자 맡은 업무 외에 자기 기능을 발휘하려고 하기 때문에 불협화음이 생기는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또 “선대위에 능력있는 분들이 너무 많이 참여하다보니 각자가 자기 기능을 한 번 피력해보려고 애쓰는 과정 속에서 또 불협화음이 생기고 있다”며 “선대위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이 각기 자기 능력을 발휘하는 건 좋지만 후보의 당선을 위해 선대위가 아무런 잡음없이 하나의 목소리로 나가는데 적극적으로 협력하지 않으면 불협화음이 노출되고 국민들은 불안해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선대위 해체 등 전면개편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대위를 근본적으로 개편해야 된다는 목소리를 내는 분도 있지만 지금 시점에선 그와 같은 혼란을 또 일으키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재차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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