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박근혜 사면, ‘尹에 불리’ 37.7%·‘李에 불리’ 25.8%
뉴스종합| 2021-12-30 11:39
국정농단 사건 등으로 유죄 확정을 받아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특별사면으로 풀려난다. 2017년 3월 31일 구속된 이후 4년 9개월 만이다. 사진은 지난 7월 20일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병 치료차 입원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으로 들어서고 있는 모습. [연합]

국정농단 사태로 구속 수감됐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을 두고 여권이 아닌 야권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헤럴드경제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지난 27일부터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2명을 대상(표본오차 95% 신뢰수준±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으로 조사한 결과, 문재인 대통령의 박 전 대통령의 사면 결정이 개혁 성향 유권자층의 반발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게 더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답한 비율은 25.8%로 나타났다. 반면, 보수 성향 유권자층의 분열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에게 더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답한 비율은 37.7%로 더 컸다. “잘 모르겠다”고 답한 비율은 36.5%를 기록했다.

박 전 대통령 사면 영향이 야권에 더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예상으로, 여권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을 두고 내부 분열을 우려하지는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한 여권 핵심 관계자는 “민주당 내부뿐만 아니라 합당을 앞두고 있는 열린민주당 지지층 일부에서 문 대통령의 사면 결정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대체적으로는 ‘문 대통령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반응”이라며 “오히려 통합의 메시지 효과 덕에 이 후보의 지지율이 간접적으로 오르는 효과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전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사면 이후 이 후보의 TK(대구·경북) 지지율이 올랐다’는 질문에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 찬성 여론이 반대보다 2배 큰 것으로 안다. 문 대통령의 고뇌가 컸을텐데, 통합이라는 핵심에 맞는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실제로 이날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의 대구·경북 지역 지지율은 30.8%로, 처음으로 30%대를 기록했다. 지난달 진행된 여론조사에서 23.8%의 지지율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7%포인트나 상승한 셈이다.

반대로, 주요 여론조사에서 고전을 겪고 있는 윤 후보에게 박 전 대통령 사면은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윤 후보의 대구 경북 지지율은 지난달(58.7%)과 비교해 큰 폭으로 떨어진 47.7%를 기록했다. 오히려 윤 후보가 과거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에서 활약하며 박 전 대통령의 구속을 이끌어냈던 전력이 문제가 되며 야권 내에서는 “박 전 대통령을 구속했던 검사가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될 수 있느냐”는 비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이를 의식한 듯 윤 후보는 지난 28일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제가 당시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구속조치된 것을 담당하지는 않았지만, 원인이 되는 삼성 사건을 저희가 했고, 중앙지검 담당이 된 후에 몇 가지 여죄에 대해서는 수사를 했다”라며 “아무리 공직자로서 직분에 의한 일이었다 하더라도, 정서적으로는 대단히 미안한 마음을 인간적으로 가지고 있다. 지금은 박 전 대통령의 조속한 건강회복을 바랄 뿐”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야권 일부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박 전 대통령이 ‘정권 교체’라는 메시지를 내놓을 경우, 보수 결집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유오상 기자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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