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캐나다 외무 “中 점점 파괴적...사업할 때 순진해선 안돼”
뉴스종합| 2022-11-10 11:35
멜라니 졸리 캐나다 외무장관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수도 오타와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회담을 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AP]

멜라니 졸리(43·사진) 캐나다 외무장관은 9일(현지시간) 중국에 대해 ‘점점 더 파괴적인 강대국’이라고 했다. 자국 기업인에겐 중국과 사업할 때 순진해선 안 된다는 취지로 경고했다. 캐나다엔 중국이 미국에 이은 2대 교역국인데, 외교 수장이 강경한 발언을 내놓은 것이다. 다음달 발표할 캐나다의 ‘인도태평양 전략’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졸리 외무장관은 이날 싱크탱크인 캐나다아시아태평양재단·토론토대 뭉크스쿨이 주최한 행사의 기조연설에서 올해 세계 권력구조의 지각판이 움직이고 있다고 거론, “1970년대의 중국은 오늘날의 중국이 아니다”라며 “중국은 점점 더 파괴적인 강대국이다. 중국은 우리의 것과 크게 벗어난 이익과 가치를 허용하는 세계 환경을 형성하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졸리 장관은 쥐스탱 트뤼도 총리와 함께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리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관련 정상회의, 인도네시아 발리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에 참석하기 위해 이번 주말 아시아 순방에 나서고, 이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도 자연스럽게 조우할 것으로 보이는데 직격탄을 날린 셈이다.

졸리 장관은 인도태평양 전략이 해당 지역 민주주의 국가와 캐나다의 무역·안보 관계를 심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언급, “중국에 대한 접근 방식의 윤곽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졸리 장관은 신장 지역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에 대한 중국의 인권침해를 규탄했고, 홍콩의 언론 자유를 지지한다고 했다. 특히 중국이 가장 민감하게 다루는 대만 문제에 대해선 “우리는 대만해협의 현상유지를 위협하는 일방적인 행동에 계속 반대할 것”이라며 “대만과 경제 관계를 심화할 것”이라고 했다.

블룸버그는 졸리 장관의 강도 높은 발언이 캐나다가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의 멍완저우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미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에 따라 체포한 사건 때문에 불거진 외교적 위기를 해결한지 1년여만에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졸리 장관은 캐나다는 중국과 여러 문제, 특히 기후변화에 대해선 협력해야 한다며 솔직하고 개방적이며 존중하는 대화를 약속한다고 말했다.

졸리 장관은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자국민과 관련해선 “경영진과 투자자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상황판단이 빠르고 환상이 없어야(clear eyed)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사업하는 사람으로서 내리는 결정은 본인 몫”이라며 “캐나다의 외교 수장으로서 내 일은 중국과 사업을 하는 것과 관련한 지정학적 위험이 있다는 점을 알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졸리 장관은 “인도태평양 전략엔 중국이 어떻게 생각하고, 움직이고, 계획하는지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아시아 전역의 주요 대사관에 중국 전담 전문가를 추가하는 게 포함될 것”이라고 했다. 여기엔 5000만캐나다달러(약 508억원)가 들어간다고 전해졌다.

졸리 장관은 세계 최대 인구국으로 성장하고 있는 인도와 관련해선 “인도는 캐나다의 강점인 에너지, 식품, 기술산업에서 상업적 관계를 확장하려고 한다”며 무역 확대를 촉구하기도 했다.

홍성원 기자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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