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미 첫 일정 서랜도스 CEO 만나
  尹대통령 “파격적 투자 결정 환영”
  서랜도스 “韓 장기적 파트너십 기여”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영빈관 접견장에서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가 한국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발표한 뒤 악수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워싱턴DC)=정윤희 기자]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방미 첫 성과로 넷플릭스의 ‘K-콘텐츠’ 투자 유치를 이끌어냈다. 미국 워싱턴DC에 도착한 지 약 3시간만에 전해진 ‘세일즈 외교’ 성과다. 넷플릭스는 윤 대통령의 방미를 계기로 향후 4년간 25억달러(약 3조3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는 2016년 넷플릭스가 한국에 진출한 후 지난해까지 투자한 총 금액의 2배에 달하는 액수기도 하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국빈 방미의 첫 공식일정으로 영빈관 ‘블레어하우스’에서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대표(CEO)를 비롯한 넷플릭스 임원들을 접견했다.

윤 대통령은 서랜도스 대표를 만나 “서랜도스 대표는 마켓 변화를 먼저 깨닫고 사업에 뛰어들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시장을 개척한 인물로 많은 사람들이 배우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랜도스 대표가 넷플릭스와 한국 콘텐츠 기업의 관계가 마치 한미동맹 같다고 했는데, 100% 공감한다”며 “한미동맹은 자유를 수호하는 가치동맹인데, 자유를 지키고 확장하기 위해서는 문화가 필수요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서랜도스 대표는 “한국의 창작자들과 협력하는 것은 우리에게 큰 힘이 된다”며 “한국 작품에는 엄청난 스토리가 있으며 우리는 한국의 문화를 세계에 수출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이어 “한국어 자막을 다는 작업도 처음에는 작게 시작했지만, 지금은 전 세계 34개 사무실을 운영할 정도로 큰 결실을 보게됐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접견 직후 열린 언론 공동발표에서 “이번 투자는 대한민국 콘텐츠 산업과 창작자, 그리고 넷플릭스 모두에게 큰 기회가 될 것”이라며 “넷플릭스의 파격적인 투자 결정을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투자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며 “우리 창작자들이 넷플릭스와 함께 마음껏 기량을 펼칠 수 있도록 저부터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서랜도스 대표는 “대통령님과 만남을 가질 수 있어 영광”이라며 “이런 결정을 할 수 있던 것은 한국 크리에이티브 산업과 관련 창작 생태계가 계속해서 훌륭한 스토리를 선보일 것이라는 확신이 바탕이 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의 작품들은 이제 전 세계적인 시대정신의 중심에 우뚝 섰다”며 “오늘 발표한 투자가 한국, 한국 창작 생태계, 넷플릭스 사이의 파트너십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영빈관 접견장에서 열린 글로벌기업 최고 경영진 접견에서 프로야구 시구 영상을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에게 보여주며 즐거워하고 있다. [연합]

넷플릭스는 지금까지 특정 국가에 대한 투자 규모나 투자 계획을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공개 투자 발표는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그만큼 넷플릭스가 K 콘텐츠에 대한 잠재력과 윤 대통령의 육성 의지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이번 넷플릭스 투자 유치에는 윤 대통령과 서랜도스 대표 사이 편지 교류 등 물밑 교감이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이 콘텐츠 산업을 주력산업으로 키우고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으로서 수출 마케팅에 직접 나선 것도 넷플릭스 경영진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서랜도스 대표는 투자 결정 배경과 관련해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한류의 확장을 향한 대통령님의 사랑과 강한 지원에 감화된 부분도 있다”며 “(저의 편지에 대해) 대통령님께서 보내주신 친절한 답장 서한에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서랜도스 대표는 또, 접견 자리에서 “윤 대통령의 한국프로야구 개막전 시구를 봤는데 정말 굉장했다”고 말을 꺼냈고, 윤 대통령은 “40년 만에 투구였다”며 당시 시구연습 동영상을 보여줬다. 서랜도스 대표는 본인이 키우고 있는 유기견 2마리 사진을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게 보여주기도 했다.

넷플릭스는 국내 신예 감독 및 배우 등과 함께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형태의 작품을 발굴할 예정이다. 서랜도스 대표는 “넷플릭스는 지금까지 한국 생태계와 손잡고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은 ‘오징어게임’, ‘더 글로리’, ‘피지컬:100’ 등과 같은 작품을 만들어왔으며 앞으로도 한국 창작자들과 엔터테인먼트의 즐거움을 전 세계 팬에게 선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투자에 따른 막대한 경제 효과도 기대된다. 대통령실은 “콘텐츠 산업은 국가 이미지를 끌어올리면서 국내 산업과 제품 수출에 커다란 연관 효과를 일으킬 전망”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