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일 정상 소인수 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7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와 관련해 유감을 표명한데 대해 “한국이 먼저 이야기를 꺼내거나 요구한 바가 없는데 먼저 진정성 있는 입장을 보여줘 감사하다”며 “한일 미래협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소인수 회담에서 기시다 총리의 관련 발언을 들은 뒤 이같이 말했다고 밝혔다.

이날 기시다 총리는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나 자신은 당시 혹독한 환경에서 많은 분이 매우 고통스럽고 슬픈 일을 겪으셨다는 것에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고,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소인수회담에서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3월 윤석열 대통령이 방일하셨을 때 저는 1998년 10월 발표된 일한 공동선언을 포함해 역사 인식과 관련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고 있다고 명확하게 말씀드렸다”며 “이 같은 정부 입장은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1박2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이에 대해 고위관계자는 “회담 전 양국 참모진이 과거사 문제를 협의하거나 사전 조율한 적이 없다”며 “기시다 총리가 나름대로 발언을 준비했다가 자발적으로 말씀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시다 총리의 발언 중 ‘많은 분들’에 대해 “판결금을 수용한 징용 피해자 유족을 가리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기시다 총리가 이달 중 히로시마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계기 윤 대통령의 방일 때 히로시마 평화공원의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 공동 참배하자고 제안한 데 대해서도 “앞으로도 말과 행동으로 과거사에 대한 진정성 있는 행보를 하겠다는 표현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와 관련해 한국 전문가 현장 시찰단을 파견하기로 한데 대해서는 “다음 주부터 협의가 구체화할 것”이라며 “이번 달 안에는 (파견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문제와 관련해서는 “(정상회담) 의제로 포함되지 않았고 논의가 오고 가지도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이 문제(후쿠시마 수산물)는 논의될 기회가 있다면 후쿠시마 오염수(처리)와 같은 입장으로 접근하게 될 것”이라며 “국민 불안감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객관적이고 투명한 방법으로 검증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1박2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윤 대통령이 “‘워싱턴 선언’에 일본 참여를 배제하제 않는다”고 한 것과 관련해 한미 확장억제 협의체인 ‘핵협의그룹(NCG)’에 일본이 참여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한미 간 NCG가 정착이 되고 그것이 활성화 된 이후에 한미일 간에 확장억제에 대한 얘기를 추가로 진행할 수 있다는 얘기”라며 “지금 우리가 막 만들어놓은 한미 간 NCG를 3자, 4자로 확대한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했다.

이어 “한미간 일대일, 집중적인 고위급 상설 협의체이기 때문에 어떻게 변화시키거나 바꿀 의향이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