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격화되는 ‘반도체 갈등’…中은 네덜란드에 경고-美는 中업체 블랙리스트 만지작
뉴스종합| 2023-05-24 11:01
친강 중국 외교부장은 23일 베이징에서 웝크 훅스트라 네덜란드 부총리 겸 외무장관을 만나 경제 협력 확대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친강 외교부장은 네덜란드가 미국이 주도하는 대중국 반도체 디커플링(분리)에 동참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이민경·김우영 기자]중국이 미국 주도의 대중국 반도체 장비수출 디커플링(분리) 동참에 나서려는 네덜란드에 견제구를 날렸다. 미국은 중국 반도체 업체를 블랙리스트에 추가하는 방안을 만지작거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강 중국 외교부장은 23일 베이징에서 웝크 훅스트라 네덜란드 부총리 겸 외무장관을 만나 경제 협력 확대를 제안하며 공급망과 산업망의 안정을 강조했다.

친 부장은 “중국과 네덜란드는 경제 글로벌화와 자유무역의 수혜자이자 지지자로서, 전면적 협력 동반자 관계 발전은 양자 간의 범주를 넘어 중요한 의의가 있다”며 “중국은 네덜란드와 함께 디커플링에 반대하고 국제무역의 파편화를 방지하며 글로벌 산업망과 공급망의 안정을 유지하고 세계무역기구(WTO)의 규칙을 지켜 세계 경제회복을 촉진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네덜란드와 경제무역 협력을 강화하고 인문 교류를 심화하며 기후변화 등 다자간 분야의 협력을 추진하기를 원한다”며 “중국은 시장 접근을 확대하고 지식재산권 보호를 강화할 것이며 네덜란드 기업이 중국에 투자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강조했다.

친 부장은 이날 미국이나 반도체를 직접 언급하진 않았다. 하지만 산업망과 공급망 안정을 강조함으로써 반도체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미국의 움직임에 동참하지 말라는 뜻을 우회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본과 함께 대표적 반도체 생산장비 강국인 네덜란드는 중국에 반도체 장비 수출을 하지 말라는 미국의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이에 대해 훅스트라 부총리는 “네덜란드는 ‘하나의 중국’ 정책을 견지한다”며 “중국과 함께 시장의 원칙을 견지하며 농업·혁신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심화하고 교류를 확대하기를 원한다”고 답했다.

또 “중국과 군축·인터넷 보안·인공지능 분야에서 대화와 소통을 강화하고 국제 핵 비확산 체계를 수호하며 기후변화 등에 공동으로 대응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에선 중국 메모리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를 거래제한 목록에 추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이크 갤러거 하원 ‘미중전략경쟁특위’ 위원장은 “미 상무부는 중국 메모리 업체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를 거래제한 목록(Entity List)에 추가해야한다”면서 “어떠한 미국의 기술도 사양에 관계없이 CXMT와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 또는 다른 중국 기술 기업에 흘러들어가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블랙리스트 대상으로 거론된 CXMT는 중국에서 가장 앞선 동적 램(DRAM) 제조업체다. 업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CXMT의 기술은 업계 선두주자인 마이크론, 삼성, SK하이닉스보다 2~3세대 가량 뒤처진 것으로 알려진다.

갤러거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CXMT 측은 논평을 거부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갤러거 위원장은 마이크론의 빈자리를 한국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채우지 말 것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그는 “상무부는 중국에서 활동하는 외국 반도체 기업에 대한 미국의 수출 라이센스가 마이크론의 빈자리를 채우는 데 사용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면서 “최근 몇 년 동안 중국 공산당의 경제적 강압을 직접 경험한 동맹국 한국도 마이크론의 빈자리를 채워선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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