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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라도 살아주길” BTS 뮤비도 찍었는데…꿈 많던 30대 청년의 기구한 사연
뉴스종합| 2023-10-13 10:16
기증자 故 김상우(31세)씨 모습.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헤럴드경제=고재우 기자] “아들의 장기가 다른 사람의 몸속에서라도 뛰고 있다면…”

꿈 많은 30대 청년을 먼저 보낸 누나의 마음은 무너졌다. 가족들 입장에서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마음.

이런 마음이 장기 기증으로 이어졌다. 김수현씨의 막냇동생은 그렇게 5명에게 새생명을 선물하고 돌아올 수 없는 먼길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故 김상우(31세)씨는 지난달 13일 부산대학교병원에서 뇌사장기기증으로 5명의 생명을 살렸다. 김씨 가족이 심장, 폐장, 간장, 신장(좌·우) 기증을 결심했기 때문이다.

여간해서는 막내를 보내기 힘들었다. 김씨는 지난달 10일 공원에서 자전거를 대여해 타던 중 넘어져 머리를 다쳤고,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뇌사상태에 빠졌다. 가족들로서는 준비 못 한 황망한 순간이었다.

기증자 故 김상우(31세)씨 모습.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김씨는 1남 2녀 중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막내로 태어났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선행상 표창을 받았고, 종종 유기견 단체에 봉사 활동을 다니더니 유기견을 입양까지 하는 살가운 청년이었다.

동시에 그는 영상과 관련해 다양한 일을 했다. 영화 안시성, 방탄소년단(BTS) 뮤직비디오 등 다양한 작품에 연출로 참여했고, 자기 계발을 위해서도 꾸준히 노력해 다수의 자격증을 보유 중이었다.

이런 막내를 차마 보내기 어려웠던 가족들은 김씨의 장기가 다른 사람의 몸속에서라도 뛰길 바랐다. 그렇게 믿는 사실만으로도 ‘살아있는 것’이라며 위로가 될 거 같다고 생각했다.

이제는 다른 세상에 살게 된 막냇동생에게 누나 김수현씨는 이렇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상우야. 하늘나라에서 아프지 말고 행복하게 지내. 다른 사람들도 너를 좋은 사람, 사랑을 베풀고 간 따뜻한 사람이었다고 기억할거야. 우리 가족으로 태어나줘서 기쁘고 행복했어. 항상 웃는 모습으로 기억할게.”

k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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