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유방 자르겠다는 17세 딸, 막아달라"…법원에 소송낸 英부모, 사연은?
뉴스종합| 2023-11-27 06:22
방콕에서 열린 성소수자 축제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영국의 한 부부가 성소수자인 10대 딸의 유방절제수술을 막아달라고 법원에 소송을 냈지만 기각당했다.

2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런던고등법원은 이 부부가 '17세 딸의 유방절제술을 막아달라'고 낸 소송에 대해 기각하는 판결을 내렸다.

부부는 딸의 성적 지향은 정신 질환의 일환이라며, 딸이 제대로 된 결정을 내릴 수 있을 만큼의 판단 능력이 없다고 소송에서 주장했다. 딸에게 정신 분열성 인격 장애가 있다는 정신과 의사의 진단서도 받아 법원에 제출했다.

반면 딸은 11세 때 자신의 성 정체성을 확인했다며, 법정에서 부모로부터 정서적 학대를 당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부모는 제게 트랜스젠더라는 정체성은 제가 정신병자라는 걸 의미하며, 성소수자는 사악하고 악마 같은 것이라는 등 동성애 혐오 발언을 끊임없이 했다"고 주장했다.

딸은 더 이상 부모와 함께 살 수 없다고 판단해 지난해 11월부터 집을 나와 보호 시설에서 지낸다고 했다.

사회복지사들은 부모의 주장과는 달리 이 10대가 밝고 강한 의지를 갖췄으며, 학업 성취도도 높다는 보고서를 냈다.

법원 역시 딸의 손을 들어줬다.

판사는 딸에게 정신적 문제가 없을뿐더러, 현재는 17세에 불과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성인인 18세가 되므로 스스로 성 정체성 확인 치료에 동의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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