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준석이 부모 잘못” 인요한 발언에 발칵…與 지도부도 “부적절”
뉴스종합| 2023-11-27 14:42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우리의 고민' 토크 콘서트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준석이는 도덕이 없다. 그것은 준석이 잘못이 아니라 부모의 잘못이 큰 것 같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최근 당 행사에서 이준석 전 대표의 ‘부모’를 언급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다. 해당 발언을 놓고 이 전 대표 본인 뿐 아니라 당 지도부와 현역 의원, 원외 인사에서 비판이 쏟아졌다.

이 전 대표는 27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인 위원장을 향해 “나이 사십 먹어서 당대표를 지냈던 정치인한테 ‘준석이’라고 당 행사에 가서 지칭한다는 것 자체가 어디서 배워먹은 건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저는 정치 12년 동안 하면서 제가 논쟁을 벌인 상대도 많고, 여러 가지 일로 날선 대화를 주고받은 사람도 많지만 부모 끌어들여서 남 욕하는 건 본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인 위원장이 저를 욕하기 위해서 저희 어머니 아버지를 끌였다는 것”이라며 “제가 (인 위원장의 고향인) 순천도 살아봤지만 순천에서도 이런 문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에서도 살아봤지만 미국에서도 제 생각에는 어머니 아버지 얘기하면서 남을 비난하면 좋은 평가 못 받을 것”이라며 “젊은 사람들은 이걸 ‘패드립’이라고 하는데, 패드립이 혁신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준석계로 분류되는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은 즉각 인 위원장의 발언을 비판하고 나섰다.

천하람 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도덕이 없다는 건 좀 너무 심한 거 아닌가”라며 “본인만 평가하거나 비판해도 되는데 그걸 또 부모님까지 끌고 와가지고”라고 말했다. 천 위원장은 “게임하면서 채팅할 때도 부모님 욕을 하면 ‘이거 너무 패드립 과한 거 아니냐’고 하는 마당에 정치의 영역에서, 특히 공개된 당원들 앞에서 이렇게 부모님 욕까지 한다는 것은 이건 완전히 선을 넘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전 대표가) 나름대로 존재감이 큰 정치인이고 국민의힘의 전직 당대표까지 했었는데 ‘준석이가 도덕이 없다, 부모님이 잘못 키운 것 같다’는 너무도 좀 존중이 없는 그런 ‘K-꼰대’스러운 발언”이라고 덧붙였다.

허은아 의원은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몰라도 너무 모르시는 것 같다라는 생각을 했다”며 “요즘 것들의 어머니 아버지가 X세대인데, 그 분들한테 이렇게 훈장질을 하는 게 맞나”라고 말했다. 이어 “이게 바로 꼰대 중에 꼰대”라고 지적했다.

김용태 전 청년최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당의 혁신위원장조차 당을 위한 쓴소리를 조롱으로 치부하는데 무슨 혁신을 논하겠나”라며 “혁신위원장부터가 혁신대상인 듯하다”고 꼬집었다. 이기인 경기도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원수지간에도 부모는 건드리지 말라고 했다”며 “대체 어디가 바닥인가”라고 일갈했다.

지도부에서도 김병민 최고위원이 SBS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이준석 전 대표가 해 왔던 동양적 예의에 관한 문제는 당연히 짚을 수 있는 일이라고 본다”면서도 “부모님을 끌어들이게 된 건 적절하지가 않다”고 말했다. 재선의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BBS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개인을 비판하기 위해 부모를 끌어들이는 건 선을 넘은 것이다. 아주 잘못된 발언”이라며 “어떤 맥락에서 나왔는지 모르겠는데 인 위원장께서 실수하신 것 같다”고 지적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페이스북에서 “이준석은 버릇없는 것이 아니라 당돌한 것”이라고 인 위원장을 에둘러 비판했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지난 4일 오후 부산 경성대학교에서 열린 이준석 전 대표, 이언주 전 의원이 진행하는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있다. [연합]
soho0902@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