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고배당’ 통신주 힘 못받네
뉴스종합| 2023-11-28 11:22

전통적인 고(高)배당주로 꼽히며 투심을 끌어 온 통신주가 연말 배당 시즌을 앞두고는 주가 흐름이 지지부진하다. 다른 섹터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배당 성향을 유지하곤 있지만,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부담으로 금액이 크지 않은 배당금에 대한 매력이 과거에 비해 줄어든 데다, 실적 전망 악화로 각 종목의 주가 반등 가능성에 대한 의문 부호가 가시지 않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1월 들어 통신 3사 주가의 흐름은 반등세를 보였던 코스피 지수의 상승세에 미치지 못하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달 1~27일 코스피 지수가 9.56% 상승할 때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주가는 각각 6.21%, 1.38%, 3.36% 오르는 데 그쳤다.

통신사 주가 흐름이 지지부진한 이유는 실적의 영향을 받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통신사의 수익성 지표인 가입자 1인당 평균 매출(ARPU)를 보면 3분기 기준 SK텔레콤은 2만 9913원, KT는 3만3838원, LG유플러스가 2만7300원이다. SK텔레콤은 5분기 연속, LG유플러스는 8분기 연속 하락세다. KT는 유일하게 3만원 대를 유지하며 선방 중이지만 2020년 2분기부터 이어진 성장세가 처음으로 꺾였다.

KT는 3분기 영업이익이 32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했고, 증권사 컨센서스와 비교했을 때도 17% 밑돌았다. 4분기에는 전년 대비 100% 늘어난 영업익(3035억원)을 낼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년 상반기 다시 역성장이 전망된다.

LG유플러스는 3분기 영업익이 25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줄었고 컨센서스는 6% 밑돌았다. 4분기도 역성장이 전망되는 가운데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렇다할 영업익 성장세가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SK텔레콤만이 3분기 영업이익 49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 늘었고, 컨센서스도 2% 웃돌았다.

향후 3만원대 저가형 5G 요금제 출시가 본격화할 것이란 점도 부정적 영향으로 꼽힌다. 3만9000원에 25% 선택약정요금 할인 적용 시 ARPU는 2만9250원으로 기존 통신3사의 ARPU 평균에도 미치지 못한다. LTE(4세대 이동통신) 가입자 평균 ARPU와 비교해도 차이는 20%수준에 불과하다. 업계에선 5G 어드밴스드(Advanced) 요금제 출시가 없다면 저가형 요금제 출시가 매출 감소 요인으로 자리 잡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상용화 5년차에 접어 든 5G 순증 가입자 수도 올해 500만 명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이며 내년부터 이동전화매출액이 올해 대비 정체가 예상된다. 내년 3분기부터는 이동전화매출액 감소 추세 전망도 있다.

통신주는 여전히 높은 배당 성향을 유지하고 있다. SK텔레콤은 2021년 2분기부터 분기 배당정책 실시했다. 지난 7월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3000억 원을 취득하고 이중 2000억 원을 소각했다. KT는 지난 10월 중기(2023~2025년) 주주환원 정책 내놓으면서 처음으로 분기 배당 지급 나선다. LG유플러스는 2021년 중간배당 제도를 도입해 조정 당기순이익의 40%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하고 있다. 통신사 주주환원 수익률은 7~10%로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개미(소액 개인 투자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지는 못하고 있다. 11월 들어 개인 투자자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에 대해 각각 679억원, 147억원, 16억원 규모의 순매도세를 보였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1~2%대라면 상대적으로 주주환원 수익률이 높아 매수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5%대 금리가 일반적인 현재 시점에선 더 높은 배당 성향을 통신주가 보이지 않는 한 주주환원에 대한 매력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지금이 오히려 통신주에 대한 매수 기회라는 분석도 있다.

김회재 연구원은 “3분기 실적도 양호했고 4분기 전망도 좋다”며 “저평가된 밸류에이션(기업 가치)과 높은 주주환원 수익률을 감안하면 주가 상승여력은 충분하다”고 봤다. 그는 SK텔레콤과 KT 위주 통신업종 비중확대 의견을 제시했다. LG유플러스 ARPU는 휴대폰의 5% 수준에 불과해 수익성 개선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유동현 기자

dingd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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