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반
[헤럴드비즈] 유럽식 실용적 식문화에 더해지는 ‘K-푸드’
뉴스종합| 2024-05-28 11:09

1627년 제주도에 벨테브레(한국명 박연)가 표류해 들어왔다. 그는 한반도에 처음으로 유럽을 소개한 네덜란드인이었다. 그렇게 조선에 유럽이 알려지기 시작했고, 1667년 네덜란드인 하멜이 기록한 ‘하멜 표류기’를 통해 유럽에 조선이 알려지게 되었다. 약 400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 ‘K-푸드’가 유럽에 상륙해 유럽인들의 식문화에 다채로움을 더하고 있다.

네덜란드에서는 ‘김치 토스트’를 점심에 즐기고 있는 직장인, 현지 푸드 코드에서 한국식 치킨, 밥을 주문하는 현지인들, 유명 인플루언서가 ‘고기빵’(빵에 불고기를 곁들인 형태)을 인스타에 올리는 장면, 즉 퓨전 한식 요리가 일상에 스며드는 모습이다.

GTA(Global Trade Atlas) 통계에 따르면, 현지에서 한국 소스의 수입액은 2023년 기준 전년 대비 약 32.1% 증가했고, 라면 또한 같은 기간 약 71.5% 증가 수치를 보이며 최근 3년 간 꾸준히 점유율 증가 추세를 보인다. 대부분의 현지 슈퍼마켓에서 한국 소스류(쌈장·고추장 등), 라면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현지 식문화 트렌드를 아래와 같이 요약해봤다. 첫째, 영양 가치가 높은 식물성 식품이 지속 성장하고 있다.

네덜란드 통계청(CBS)에 따르면, 네덜란드는 유럽 내 1인당 식물성 식품 소비량이 가장 많은 곳이다. 암스테르담 시내의 오래된 식당은 현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메뉴로 비빔밥·김밥·나물 등 을 언급했다. 이 같은 현상은 천연 원재료에서 만들어져 영양 가치를 더하는 음식에 대한 선호도를 보여준다.

둘째, EU(유럽연합)으로 식품 수출 시 주의해야 할 점으로 라벨링·포장의 중요성이 강화되고 있다. 지난 3월 ‘포장 및 포장재 폐기물 지침 강화 개정안’에 대해 EU가 잠정 합의한 바 있다. 이는 수입, 유통, 물류 등 모든 포장 유형에 다 적용된다.

개정안은 EU 역외 국가에서 EU로 수입되는 포장 및 포장 제품도 최소 재활용 함량 요건을 준수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따라서 국내 기업들이 유럽향 진출 시 식품 성분, 포장 등 관련 수출입 규정을 모니터링하고 대비해야 한다.

셋째, 식품시장에서 자체 상표인 PB(Private Brand) 상품들이 증가하고 있다. 현지 최대 슈퍼마켓인 알버트 하인(Albert Heijn)과 윰보(Jumbo)는 현재 약 1만개의 자체 브랜드 제품을 제공한다. 독일·영국·프랑스에서 2023년 기준 자체 브랜드 점유율은 40%를 육박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경우 점유율이 44.9%에 달하며, 특히 식품의 경우 전년 대비 점유율이 2%포인트 증가했다.

이달 28일(현지시간)과 29일 암스테르담에서 개최되는 PLMA(프라이빗 라벨 국제 무역 박람회)는 소매업체와 제조업체가 함께 모여 새로운 제품에 대한 활발한 논의를 벌인다. 국내 기업의 경우 현지 PB 생산 및 포장 서비스 제공업체를 통해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유럽의 물류 허브인 이곳에서 식물성 식품의 수요 증가, 포장 규정 강화, PB 상품 증가 등 주요 트렌드를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쌀 간식을 비롯한 곡물 식품, 말린 나물, 과일, 해조류 등이 현지 대형 슈퍼마켓에서 현지인들의 장바구니에 담기기를 기대한다.

김소은 코트라 암스테르담 무역관 과장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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