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경찰 ‘職걸기’ 수사권투쟁 이어지나
뉴스종합| 2011-12-07 11:19
“내사권 축소 좌절감 대변”

내부 불만 글 끊이지 않아

경찰청, 사표는 일단 반려

일선 경찰서에서 형사과장 직위를 맡고 있는 경찰대 출신 한 간부가 최근 발표된 총리실의 검ㆍ경 수사권 조정 입법 예고안에 반발해 명예퇴직을 신청함에 따라 경찰의 직걸기 투쟁이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6일 오후 박동주 성북경찰서 형사과장(경정ㆍ경찰대 7기)은 “수사권 조정 입법 예고안에 대한 일선 수사 경찰관의 좌절감을 대변하고자 명예퇴직을 신청했고, 7일부터 출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검ㆍ경 수사권 조정을 놓고 일선 경찰의 반발이 거세지는 가운데 경찰 간부가 퇴직을 신청한 사례가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일단 서울지방경찰청은 박 과장의 퇴직 신청을 반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일선 경찰서장도 착잡한 심경을 감추지 못했다. 아직까지 사표를 제출하는 등 동조하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지만 그 뜻만은 이해할 수 있다는 것.

한 서울시내 서장은 이와 관련해 “평소 성실하고 자긍심이 강한 후배라 아끼는 친구였는데…. 우선 본인과 통화해보고 얘기하고 싶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다른 서장도 “사표를 제출하면서 개인의 의사표현을 하는 것을 내부적으로 막을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편 최근 일선 경찰의 수사권 조정안 관련 불만은 끊이지 않고 있다. 경찰 내부망에는 연일 총리실의 수사권 조정안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올라오고 있으며, 이대로는 수사 형사로 일하고 싶지 않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특히 이들은 경찰 수뇌부부터 직을 걸고 현재의 수사권 조정안 통과를 막아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주문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조현오 경찰청장과 박종준 차장 등 경찰 수뇌부도 최근 지휘관 회의에서 연일 강한 어조로 수사권 조정과 관련된 발언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청장은 지난 11월 말 지방경찰청장들을 만난 자리에서 “수사권 조정안과 관련, 지휘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일선 직원의 여러 움직임 있는데 직원보다는 수뇌부부터 솔선수범해 나서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박 차장 역시 최근 회의자리에서 “수사권 조정안이 이대로 통과되면 직(職)을 걸겠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 경찰 수뇌부는 즉각적인 의지 표명이 자칫 국가기관 간 싸움으로 비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오는 22일로 예정된 차관회의 및 27일 국무회의 등 향후 일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재현 기자/mad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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