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A양 동영상 차단 왜 못하나?
뉴스종합| 2011-12-08 11:26
“애들 볼라” 학부모들 불안

경찰 “외국서버 차단 불가”

방송인 A양을 둘러싼 음란 동영상이 시간차를 두고 잇따라 공개되면서 ‘동영상 서버를 차단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관계당국이 손을 놓고 있으면서 미성년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고등학생 자녀를 둔 주부 박모(48ㆍ서울 영등포구)씨는 “A양 비디오 차단 안하나요? 애들 볼까 무서워요”라며 “게릴라식으로 올라오는데 아무도 막질 않네요. 안 막는 건가요, 못 막는 건가요”라며 불만을 나타냈다.

방송인 A양의 동영상이 처음 올라온 것은 지난 4일. 해외 서버를 통해 개설된 한 블로그를 통해서다. 블로그엔 2분52초 분량의 동영상과 나체사진을 포함한 여러장의 사진 등이 올라왔다. 동영상과 사진은 삽시간에 퍼져나갔다. 다음날인 5일 해당 방송인은 경찰에 명예훼손으로 유포자를 고소했다. 같은날 블로그의 동영상과 사진은 삭제됐지만 동영상과 사진은 리트윗(재전송) 되며 퍼질대로 퍼진 상태였다.

유포자는 6일 또 다시 새로운 동영상을 공개했다. 1차 동영상이 올라왔던 바로 그 블로그에 올렸지만 동영상을 올리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동일한 사이트를 통해 음란동영상이 재차 공개됐지만 경찰과 관계기관은 어떠한 제재도 취하지 않았다. 현재 해당 동영상은 또 다시 삭제돼 더 이상 블로그에선 볼 수 없지만 1차 동영상에 이어 포털 검색사이트 상위 검색어에 오르며 삽시간에 퍼져나갔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성동경찰서 측은 “서버차단 등 기술적인 일은 경찰이 할 일이 아닐 뿐만 아니라 외국 서버라서 경찰이 차단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성동경찰서 관계자는 “우리는 명예훼손과 관련돼 고소인과 피고소인에 대한 조사만 진행할 뿐 동영상 서버를 차단하는 것에 대해서는 막을 권한이 없다”면서 “(서버 차단과 관련해서는) 아는 것도 없고 할수도 없다”고 말했다.

음란 동영상 등의 심의와 관리를 담당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도 손을 놓고 있긴 마찬가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관계자는 “A양 비디오와 관련해 서버를 차단하거나 아직까지 특정 제재를 취한 것은 없다. 두 차례 모두 유포자가 자진삭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해당 방송인으로부터 차단 요청이 들어온 것도 없을 뿐만 아니라 차단하기 위해서는 심의위원회 자체 회의도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만약 A양 비디오가 추가로 공개된다면 대처방안을 논의해볼 수는 있다”면서 “현재 논의 중이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경찰과 관계당국이 이번 A양 동영상과 관련해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보통 사회적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음란 동영상의 경우 경찰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공조 요청을 하거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자체적으로 논의를 거쳐 음란사이트를 차단할 수 있다”면서 “이번 건은 왜 그냥 두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실제 음란성인사이트였던 소라넷도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었지만 지난 2010년 사이버경찰청과 방송통신위원회가 공조해 접속을 차단한 바 있다. 

황혜진 기자/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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