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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 육성’ 박종수 새 금투협회장에 거는 기대
뉴스종합| 2012-01-27 11:26
‘경천위지(經天緯地).’

박종수 금융투자협회장 당선자 첫 일성을 요약한 말이다. 날줄과 씨줄로 베를 짜듯, 업계와 금융당국, 투자자의 이해관계와 입장을 잘 조율해 합리적 자본시장 환경을 만드는 게 바로 금융투자협회장의 임무임을 당선 첫 소감부터 분명히 했다.

그는 관(官)에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투자자 보호 등이 너무 강조되다 보면 업계가 위축될 수 있다”며, 업계에는 “회원사들도 무리한 고객 수익률 제시 등을 스스로 자제해서 투자자로부터 신뢰를 받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할 말은 하는 당찬 모습을 보였다.

최고경영자(CEO) 재직시절 그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예리한 카리스마’다. 꼼꼼하지만 과감하고, 치밀하지만 선이 굵은 특유의 경영으로 대우사태로 휘청이던 대우증권을 정상화시켰고, 우리증권과 LG투자증권의 성공적인 합병을 이끌었다. 국내에서 빅3로 꼽히는 삼성증권, 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가운데 두 군데 이상 회사에서 CEO 경력을 가진 이는 ‘박 당선자’가 유일하다. 특히 우리투자증권 사장 재직 4년간(2005 ~2008년) 벌어들인 순이익은 무려 1조원에 달한다. 이 때문에 금융투자업계가 그에게 거는 기대도 크다.

당장 가장 시급한 문제는 지난해 국회 상정된 이후 표류하고 있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의 국회통과다. 한국형 투자은행(IB)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 꼭 필요한 법안이다. 업계 갈등 봉합도 핵심 과제다. 증권업협회와 자산운용협회, 선물협회가 합쳐져 금융투자협회가 탄생했지만, 가장 규모가 컸던 증권업협회 중심으로 통합되면서 자산운용업계와 선물업계는 적잖은 서운함을 토로해왔다.

시장과 관련된 문제도 산적해 있다. 원가를 밑돌 정도의 심각한 수수료 인하는 업계 수익뿐 아니라 고객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고, 여전히 만연한 업계의 불완전판매나 투자권유 관행은 부메랑이 돼 자본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자율규제기관으로서 금융투자협회가 수수방관할 수 없는 주제들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다기망양(多岐亡羊)의 우(愚)를 경계하고 있다. 황건호 현 회장이 26일 투표 전 차기 회장의 조건으로 “산적한 현안을 잘 풀어나갈 것”을 제시할 정도로 금융투자협회장의 일은 많고도 다양하다. 이제 30년간 버려진 ‘예리한 카리스마’는 업계는 물론 투자자, 당국을 아울러 위력을 발휘할 때다.


<홍길용 기자> /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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