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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코스피(?), 美 재정절벽 협상에 물어봐…변동성 확대 전망
뉴스종합| 2012-12-24 07:48
[헤럴드경제=강주남 기자]올해 마지막주 주식 시장은 미국의 재정절벽 협상 향방에 따라 희비가 크게 엇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주(12월24~28일) 코스피는 전주말 시작된 조정국면이 주초반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주간 지수 예상밴드는 1950~2000선이지만, 27일부터 시작될 미국의 재정절벽 협상이 무산되거나, 반대로 극적 타결될 경우 증시 변동폭은 훨씬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연말ㆍ연초 ‘변동성 확대’ 국면과 4분기 실적시즌에 대비, 실적 안정성이 겸비된 내수주와 경기비민감주가 주가 방어에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연말 배당을 노린 고배당주 등도 ‘변동성 장세’ 투자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美 재정절벽 협상과 경기재표 주목=이번주 최대 변수는 미국의 재정절벽 협상이다.

미국 의회가 연내에 재정절벽 협상에 합의하지 못하면, 내년부터 자동으로 대규모의 재정이 감축되고 세금이 늘어나 경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

미국 의회 의원들은 크리스마스 휴가를 끝내고 오는 27일께 워싱턴으로 복귀해 31일까지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지만,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 연내 합의는 물 건너갈 가능성이 높다.

24일 박중섭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정치 지도자들이 크리스마스 휴가를 즐기기위해 떠나면서 증시의 산타랠리 가능성은 낮아졌다”고 전망했다. 그는 “협상재개가 예정되어 있는 27일부터 재정절벽이 실제로 발생하는 2013년 연초까지 휴일을 포함해도 5일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며 “아직은 재정절벽을 상쇄하는 방안에 타협을 이룰 시간은 남아있지만, 물리적으로 완벽한 재정절벽 상쇄 법안을 마련하기는 사실상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주 발표될 미국의 주요 경기지표는 주택(10월 케이스-쉴러지수, 11월 신규주택매매 등), 주별 제조업체감경기지수(12월 캔자스시티, 리치몬드, 시카고 등) 등이다.

▶단기 변동성 확대에 대비=증시 전문가들은 미국의 재정절벽 협상 향방에 따라 연말 코스피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재만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주 국내 증시는 전주와 유사하게 미국 재정절벽 이슈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돼 단기적으로는 장 중 변동성 확대를 수반한 추가적인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미국 제조업 체감경기 개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 강력한 유동성 확장 정책으로 금융시장의 위험 수준이 여전히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과거 미국 정치권 갈등이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준 경험을 가지고 있어, 데드라인에 임박 할 수록 재정절벽 타결에 보다 적극적으로 임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 등을 감안 해 단기 조정 이후 재차 상승 전환 가능성 높다”고 전망했다. 

이번주 코스피 예상밴드로는 1950~2000선, 투자 유망 업종은 IT, 조선, 전기가스, 통신서비스 등을 꼽았다.

하나대투증권도 불확실성 확대와 함께 다소 소란스러운 연말ㆍ연초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양경식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재정절벽 협상 타결 지연, 이탈리아 정정 불안 조기 점화, 일본의 노골적 엔저 유도, 세금과 프로그램 관련 단기 수급 악화 등의 4가지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긍정적 흐름이 예상되지만, 단기 위험관리가 필요한 구간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경기민감주 비중 축소와 내수주,유틸리티,통신 중심의 방어적 포트폴리오 편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중섭 대신증권 연구원은 “재정절벽 협상의 불확실성과 임박한 4분기 실적시즌을 고려할 때 경기민감주들보다는, 내수업종이나 경기비민감주들이 보다 높은 성과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장기 흐름은 우상향(?)=증시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미국의 재정절벽 협상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우상향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지난 주 후반 국내증시는 재정절벽에 대한 불확실성 증폭, 뱅가드펀드 벤치마크 변경에 따른 수급 불안 가능성, EU의 삼성전자 반독점 위반 여부 등 여러 변수들이 한꺼번에 부각되면서 10일선을 이탈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그러나조정을 야기하고 있는 변수의 내용이 시장의 방향성을 좌우할 정도가 아니라는 점에서 이번 조정은 제한적인 수준에서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단기적으로 빠른 속도로 10일선을 이탈한 점을 고려할 때, 1차적으로는 20일선 정도의 조정을 염두에 두는 대응이 바람직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그러나, “변동성 이후의 지수 방향성은 우상향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며 “재정절벽을 제외하면 당분간 시장의 리스크 요인은 크지 않기 때문에 G2의 경기 회복과 함께 글로벌 유동성의 확대가 저평가된 증시의 밸류에이션을 일정 부분 회복시켜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주말 뉴욕증시, 재정절벽 우려로 하락=전주말 뉴욕증시는 미국 재정절벽 협상이 교착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하락했다.2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20.88포인트(0.91%) 떨어진 13,190.84에서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13.54포인트(0.94%) 빠진 1,430.15, 나스닥 종합지수는 29.38포인트(0.96%) 내려간 3,021.01에서 끝났다.

미 의회는 지난주말까지 재정절벽 협상 노력을 계속 했지만, 이렇다 할 진전은 없었다.

공화당의 존 베이너 하원 의장은 재정절벽 타개와 관련, 연소득 100만 달러 미만의 가구를 상대로 감세 혜택을 연장하자는 이른바 ‘플랜 B’를 제시했다. 베이너 의장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거부 의사에도 표결을 강행했다고 밝혔지만, 공화당 내부 반발로 표결이 무산되면서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협상의 연내 타결을 위해 다시 의회에 대한 압박에 나섰다. 지난 21일 기자회견에서 일정한 조건만 충족된다면 크리스마스 휴가가 끝나고 나서 연말까지 공화당과 부분적인 합의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오바마 대통령이 제시한 조건은 중산층의 세금 인상 방지와 실업 보험 연장 등이다.

한편, 양측은 오는 27일 크리스마스 휴가를 마치고 워싱턴으로 복귀, 연내 재정절벽 협상에 다시 나설 예정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양측이 타협의 의지를 갖춘 만큼, 연내에 어떤 형태로든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재정절벽은 타협하는 것 이외에는 현실적 대안이 없고, 합의 실패시 공화당이 집중 비난을 당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 최근 미국내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여론과 프랑스 등 전세계적 증세 움직임도 재정절벽 협상을 낙관하는 이유”라고 주장했다. 그는 “재정절벽에 대해서는 ‘가부의 문제’가 아니라, ‘시간의 문제’라는 시각을 유지해도 좋다”며 “재정절벽으로 지금보다 시장이 더 힘들어질 경우, 그 힘들어지는 강도, 혹은 시장이 하락하는 정도에 비례해 주식비중과 포트폴리오의 베타를 높일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nam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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