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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왜말려”…처 · 장모 폭행 한심한 20대
뉴스종합| 2013-05-21 11:26
“PC방 좀 제발 그만 다녀라”
아내의 잔소리 결국 부부싸움
집안물건 던지며 막말에 욕설
말리던 장모 머리채까지 잡아




서울 강남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A(27) 씨. 그는 인터넷 보드게임에 빠져 PC방을 출입하느라 어린 딸과 아내 B(31) 씨는 뒷전이었다. 아내가 “게임 좀 그만 하라”고 수시로 잔소리를 했지만 A 씨는 그때마다 한 귀로 흘려버리거나 오히려 B 씨에게 화를 내기도 했다.

그러던 지난 19일. B 씨가 모임을 간 사이 A 씨는 장모에게 아이를 맡기고 또 PC방을 갔다. 귀가한 B 씨가 이 사실을 알고 불같이 화를 냈고 둘은 말다툼을 시작했다. 그러던 중 장모 C(58) 씨가 A 씨 부부를 말렸지만 A 씨는 “아내는 나와 이야기를 하면 휴대전화만 들여다본다”며 불만을 토로했고, 이에 B 씨는 “당신이 게임에 빠져 아이를 제대로 돌본 적이나 있냐”며 반발했다.

흥분한 A 씨는 욕설과 함께 아내를 향해 물건을 집어던졌고, B 씨가 “욕설을 녹음하겠다”며 휴대전화기를 들자 A 씨는 B 씨의 머리채를 잡고 밀쳤다.

이 과정에서 장모 C 씨가 그만 하라고 요구하자 A 씨는 “모녀가 나를 몰아세운다”며 더욱 화를 냈고 결국 장모 C 씨의 머리채까지 잡고 밀쳤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부인과 장모의 머리채를 잡고 밀친 혐의(폭행)로 A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평소 술을 못해 업무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PC방에서 상주하다시피 게임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씨 부부가 이전에도 게임 문제로 다툰 전력이 있다”며 “장모와 아내가 처벌을 원치 않아 조사 후 귀가조치했다”고 밝혔다.

게임으로 인한 부부간 불화가 증가하고 있다. 경남 창원 중부경찰서는 지난 3일 게임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아내와 자식을 폭행한 D(23) 씨를 구속하기도 했다.

영국의 이혼전문 온라인 법률회사인 디보스 온라인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1년 영국 내 이혼 여성 중 15%가 이혼 사유로 남편의 게임 중독을 꼽기도 했다.

김현오 게임ㆍ인터넷중독예방상담센터 소장은 “간혹 성인들의 게임 중독이 청소년의 중독 정도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난다”며 “중독 증상이 발견되면 전문 상담·치료기관에 의뢰해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상범ㆍ신동윤 기자/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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