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글로벌 투자자 신흥시장 귀환?…저가매수 ‘바겐헌터’ 눈독…G2쇼크ㆍ원자재 약세 등 신흥국 위험 여전
뉴스종합| 2013-07-15 10:04
미국의 출구전략 지연 기대감에 글로벌 투자자들이 속속 신흥시장으로 귀환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로 신흥시장의 자금 엑소더스가 발생한 이래 글로벌 투자자들이 저가매수를 노리고 신흥시장으로 다시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의 출구전략와 중국의 저성장, 여기에 슈퍼 강세장을 보였던 원자재 가격이 약세로 돌아서면서 신흥시장의 위험은 여전하다는 시각을 가라앉히지는 못하고 있다.

▶“신흥국 조정은 기회”=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 “신흥시장의 최근 행보는 투자자들을 저렴한 주식과 채권, 통화로 다시 뛰어들게 하고 있다”며 “지난 5월 중순 이래 투매가 과거보다 이들 ‘바겐 헌터(저가 매수자)’를 더 꼼꼼하게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펀드정보업체 EPFR글로벌에 따르면, Fed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로 지난 6월 한 달간 신흥국 증시와 채권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약 370억달러(41조6065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일부 투자자들이 이같은 핫머니(단기투기자금)의 유출에도 불구하고 신흥국이 선진국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투자수익도 높을 것을 기대하면서 신흥시장의 자산을 사들이고 있다.

실제로 멕시코 페소화는 지난달 20일 이후 달러대비 4% 절상됐다. 타나시스 페트로니콜로스 베이링스 채권팀장은 “지난 6월 중순부터 멕시코 페소화를 사들이고 있다”면서 “지난 두 달간 멕시코에 그 어떤 구조적 변화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투자자들은 “멕시코의 경제 개혁이 향후 수년간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보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핌코의 이머징마켓 담당 마이클 고메즈 공동 대표는 “일부 신흥시장에서의 조정은 새로운 기회를 창출했다”고 설명했다.

고메즈 대표는 브라질 국채금리(10년물)가 지난 12일 10.97%인 점을 상기시키면서 “투자적격 등급을 받으면서도 수익률이 이렇게 높은 국채를 찾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신흥시장 밖으로는 중동이 재조명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를 포함한 6개 산유국 증시를 보여주는 MSCI 지수는 지난 3개월간 5.8% 올랐다. 신문은 “최근 국제 유가가 오르고 이들 국가의 통화가 달러화에 고정된 페그제를 이용하고 있어 달러화 강세에 대한 영향이 크지 않은 것이 중동의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G2충격에 비관론 여전=하지만 G2쇼크(미국 양적완화ㆍ중국 저성장)와 원자재 가격 약세는 신흥시장의 ‘깜짝 회복’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경고음을 보내고 있다.

미국 경제방송인 CNBC는 “일부 투자자들은 올해 MSCI 신흥시장 지수가 14% 하락한 것을 감안해 지금이 신흥시장 주식에 투자할 기회라고 생각하지만 신흥시장은 아직도 위험이 있다”고 보도했다.

CNBC는 “미국 양적완화의 주요 수혜자 중 하나가 신흥시장이었다”고 지적하면서 리처드번스타인 자문의 리처드 번스타인 대표를 인용해 “신용 거품이 확대되면서 신흥시장의 주가가 급격하게 상승했지만 지금은 거품이 꺼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 국제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지난 1998년 러시아 위기 이후 브릭스(브라질ㆍ러시아ㆍ인도ㆍ중국ㆍ남아프리카공화국)의 저성장을 다시 한번 목격하게 될 것”이라며 “중국의 경기 둔화가 주요 이유 중 하나다”고 전망했다. 15일 발표되는 중국의 경제성장률의 시장 전망치는 7.5%로 2009년 1분기 이후 가장 저조한 성장률을 예고하고 있다.

중국 경제 부진에 따른 원자재 가격 약세도 신흥시장의 위험요인이다. CNBC는 “가격이 장기간 오르는 원자재의 슈퍼 사이클(super cycle)이 끝나가고 있다”며 “신흥시장 기업들이 이미 수익 증대에 애를 먹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17~18일 미 의회 증언에 나서는 Fed의 벤 버냉키 총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버냉키 의장은 과민반응 하는 시장의 혼선을 최소화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난 10일 “양적완화 당분간 지속” 발언으로 신흥시장 증시가 상승한 점을 비추어 볼때 신흥시장의 운명은 버냉키 입에 달렸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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