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창업주 vs 사냥꾼’ 델(Dell) 경영권 최후 승자는…
뉴스종합| 2013-07-19 11:04
CEO 마이클 델 지분매입 추진
투자자들 반대에 주주총회 무산
업계 “상장폐지 실패땐 피해 막대”

‘8% 지분’ 최대경쟁자 칼 아이칸
“별도 주주총회 임원진 교체추진”


미국 컴퓨터업체 델의 경영권을 차지하기 위해 창업주와 기업사냥꾼이 물러설 수 없는 한판 대결을 벌이고 있다.

창업주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마이클 델<사진>은 델컴퓨터의 지분을 완전히 사들여 비상장 회사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델은 재인수자금 244억달러(약 27조4300억원)를 주주로부터 지원받는 안건을 18일(현지시간) 주주총회에서 통과시킬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날로 예정됐던 주주총회는 반대파에 의해 24일로 연기됐다.

반대파는 주최 측이 창업주 델 측의 편을 들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반대파의 수장 격인 프제나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대표 프제나는 “매우 좌절스럽다. 주최 측이 델 편에 서서 안건을 빨리 통과시키려 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만약 이날 주주총회에서 관련 안건이 통과됐다면 미국 IT업계 사상 최대의 기업 인수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전망돼 왔다.

델은 약 1년 전부터 기업공개(IPO)된 델의 주식을 다시 모두 사들이고 상장폐지 수순을 밟아 비상장회사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을 추진해왔다.

델 입장에서 이날 주주총회는 창업주인 델과 회사의 미래가 모두 걸려 있는 셈이었다. 그러나 30여년에 걸친 그의 ‘컴퓨터’ 인생은 이제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델이 추진 중인 비상장회사 전환 전략은 델 회생을 위한 최선의 방법으로 손꼽히고 있다.

기업소유구조 전문가인 찰스 엘슨 델라웨어대 교수는 “델이 비상장회사로 가지 못하면 모두에게 엄청난 피해가 간다”며 “인수자금 획득에 실패하면 그(델)뿐만 아니라 임원진 전원이 떠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의 공백은 ‘기업사냥꾼’이 차지할 공산이 크다. 외부주주 중 최대 지분(8%)을 갖고 있는 그는 기업 인수자금 수급안이 빨리 통과되지 않으면 별도의 주주총회를 열어 경영진 전원을 교체해야 한다는 공세를 재개했다.

이에 대해 아르빈드 밤브리 USC 마셜경영대학원 교수는 “아이칸은 수익을 올린 채 걸어나갈지 모르지만, 회사는 망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델 창업주는 이권 충돌을 피하겠다며 자신의 16% 지분에 따른 투표권은 행사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김수한 기자/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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