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레임덕’ 버냉키 의장, 법정 증언대 선다
뉴스종합| 2013-07-30 16:37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벤 버냉키 의장이 8월 법정 증언대에 설 처지에 놓였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연방법원은 AIG 구제금융과 관련된 소송에서 버냉키 의장의 증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토마스 휠러 미 연방청구법원 판사는 이날 “버닝키 의장은 AIG 구제 금융 지원을 결정하는 핵심적인 인물이었다”며 “버냉키 의장의 증인 채택이 불가피하다”고 판결했다.

버냉키 의장이 관련된 소송은 “AIG가 구제금융을 받을 2008년 당시 정부가 AIG지분 79.9%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주주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줬다”며 AIG의 전 최고 경영자(CEO)인 모리스 행크 그린버그가 이끄는 스타인터내셔널이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이다.

당시 AIG지분의 12%를 보유했던 스타인터내셔널은 정부가 2008년 9월 공적자금을 투입해 80%에 육박한 지분을 확보한 이후 20대1로 액면 병합함으로써 주주들이 250억달러(27조7875억원) 손실을 봤다며 2011년 미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 미국 정부는 이번 증언에서 버냉키 의장의 재판정 출석을 제외시켜달라고 요청했지만 휠러 판사는 이를 기각했다.

휠러 판사는 “이렇게 규모가 큰 소송에서 정부 정책을 결정한 핵심인물의 증언도 없이 판결을 내리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버냉키 의장을 증인으로 채택할 수밖에 없는 예외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미국 고위 관료의 증인 채택은 관련 정보에 개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을 경우 일반적인 관행”이라며 “과거에 딕 체니와 콜린 파월 국방장관이 법원 증언대에 선 전례가 있다”고 밝혔다.

버냉키 의장이 출석할 다음 재판은 오는 8월 16일로 예정돼 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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