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금융 사기로 바람잘 날 없는 미국, 90년대 이후 미국 내 최대 금융사기는 엔론 사태
뉴스종합| 2013-08-02 09:14
월 가의 탐욕은 ‘살찐 고양이’ 수준을 벗어나 금융사기로까지 이어진다. 부실 합성부채담보부증권(CDO)을 판매한 패브리스 투르 전 골드만삭스 부사장은 전 세계를 흔든 금융위기의 주범으로 꼽히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조사가 이어지고 있고, 많은 이들에게 거액의 투자 실패를 맛보게 한 장본인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금융 사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미국, 지금껏 드러난 최대 금융사기는 무엇일까.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1일(현지시간) 투자자 손실, SEC와 법무부의 사법 행위, 개인 소송과 사회적 영향 등을 모두 고려해 1990년대 이후 벌어진 미국 내 최대 금융사기사건 10건을 정리했다.

가장 최대의 사기 사건으로 꼽힌 것은 지난 2001년 있었던 엔론 사태다. 회계 부정으로 회사의 자산과 이익, 빚과 손실액을 교묘히 날조한 에너지기업 엔론은 파산에 이르러서야 그 실체가 알려졌다. 이 사건으로 주식시장에서는 780억 달러(약 87조6000억 원)이 사라졌고, 1913년에 설립된 유래깊은 다국적 컨설팅 전문회사 아서앤더슨은 2002년 발효된 사베인스 옥슬리 법에 의해 71억8500만 달러 라는 역사상 최고의 합의금을 물며 몰락했다. 엔론의 전 사장 제프 스킬링은 징역 24년형을 선고받았다.

두 번째로 큰 금융사기로는 뉴욕의 개인투자자이자 희대의 사기꾼 버너드 매도프의 650억 달러 폰지사기가 꼽혔다. 폰지사기는 신규 투자자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이자나 배당금을 지급하는 방식의 다단계 금융사기로, 그는 1960년 자신의 이름을 딴 증권사 버나드 매도프LLC를 설립하고 수십년간 사기 행각을 벌이다 2008년에야 그 혐의가 드러났다. 이 사건은 개인이 벌인 최대 사기 사건으로 꼽히며 매도프는 현재 150년 징역형을 받고 수감중이다.

그 뒤를 잇는 사건은 전 세계 금융위기를 몰고 온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2008년 회사가 파산할 당시 자산 규모만 6000억 달러가 넘었다. 파산 평가를 위해 참가한 언스트앤영은 보고서에서 최고경영진과 회계 담당자들의 ‘그럴듯한’ 사기 혐의를 제기했지만 SEC나 법무부 모두 기소하지 않았다.

이밖에 1997년 CUC인터내셔널과 HFS 합병과정에서 있었던 센던트의 회계 사기와 2011년 금융 중개회사 MF글로벌의 파산 사건, 2002년 통신회사 월드컴 사건, 투자자들의 부실 투자를 이끈 패니메이 사건, 14명의 전직 경영진과 5명의 현직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유죄 판결을 받은 헬스사우스 회계부정, 재무책임자가 보너스로만 1억5000달러를 삼킨 타이코 인터내셔널 사건, 퀘스트 커뮤니케이션스의 회계부정 사건 등도 최대의 금융사기로 꼽혔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