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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 폐기’ 여론 피하려다… 與 선거 앞두고 ‘꼬이는 스텝’
뉴스종합| 2014-02-21 09:31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6월 지방선거를 100여일 앞두고 새누리당의 스텝이 자꾸 꼬이고 있다. ‘상향식 공천제 전면 도입’을 골자로 하는 당헌당규 개정안을 당 최고위원회에서 의결했지만, 당내에선 야당의 ‘정당공천 폐지’ 주장에 대응하기 위해 급조한 티가 난다는 지적이 여기저기서 나온다. 당장의 ‘공약 폐기’ 여론을 의식해 당 지도부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민감한 사안을 덮기 바빠보인다는 비판이다.

20일 새누리당 수도권 의원은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The devil is in the details)”라면서 “시도당 공천관리위원회에 모든 권한을 위임하면서 ‘불씨’를 던져놓은 셈이다. 지방선거 목전에서 ‘경선 룰’을 두고 지역마다, 그리고 후보마다 원하는 방식이 상이할텐데 구체적인 방향에 대한 논의없이 곳곳에 문제거리를 심어놨다. ‘우리는 전략 공천 안해요’라고 말하기에만 급급했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상향식 공천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사실상의 예비 경선이 이른바 ‘돈 선거’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예비 경선의 성격을 가지는 국민참여인단대회에서 많은 비용과 인원 동원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기초단체장 229명, 광역의원 663명, 기초의원은 거의 3000명을 뽑는다고 하면 일단 그 비용이 엄청나다. 여기에 응할 수 있는 여론조사도 제한돼 있고, 여론조사로 후보를 선출하는 대부분의 경우 공정성 시비를 불러오기 때문에 선거를 목전에 두고 후보자들 간 갈등이 터져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또 조직력과 인지도가 우월한 현역 단체장에게 상당히 유리한 제도이기 때문에 새로운 정치 신인의 후보 선출이 어려운 구도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새누리당은 당헌당규를 바꿔서 앞으로 총선에도 상향식 공천제를 적용한다는 계획인데, 이렇게 되면 현역 국회의원이 선거를 통해서 물갈이 되기는 어려워지게 된다. 상향식 공천제 전면화를 명분으로 내세워 의원들이 20대 총선 공천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는 데 의기투합했다는 비판이 점점 거세지는 이유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는 “우려되는 부작용에 대해 보완해야 할 점이 많다”는 지적이 여기저기서 나온다.

여기에 지난 19일 당 최고위는 논문 표절 의혹으로 탈당했던 문대성(부산 사하구갑) 의원의 복당안을 추인, 당내 우려를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문 의원의 복당 조치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의 부산지역에서 당의 영향력 증진을 꾀한 지도부의 전략이라는 판단이 나오지만 되려 논란만 키우고 있다는 우려도 크다. 새누리당 부산시당 관계자는 “현지의 밑바닥 민심이란 건 당 지도부의 판단과 일치하지 않다”라면서 “문 의원의 복당이 부산 선거에 반드시 득이 된다는 보장도 없고 오히려 새누리당의 ‘고무줄 잣대’에 대한 여론이 악화돼 불리하게 작용될 소지도 크다”고 말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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