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김윤영 작가, 첫 청소년 소설 ‘달 위를 걷는 느낌’ 출간
라이프| 2014-02-26 10:01
[헤럴드경제=정진영 기자] 김윤영 작가가 장편소설 ‘달 위를 걷는 느낌(창비)’이 출간했다.

작가는 지난 1998년 ‘루이뷔똥’으로 제1회 창비신인소설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이후 작가는 ‘그린 핑거’, ‘내 집 마련의 여왕’ 등의 동세대 삶의 단면을 날카롭게 포착하는 작품을 발표해 왔다.

이 작품은 창비청소년문학 시리즈 59권이자 작가의 첫 청소년 소설이다. 이 작품은 SF의 배경과 형식을 취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는 소녀 루나는 물리학에 천재적인 소질을 가지고 있고, 칼 세이건이나 리처드 도킨스 같은 과학자를 우상으로 여긴다. 핵융합 과학자인 루나의 아버지는 달에 다녀온 뒤 불의의 사고를 당해 삼 년째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루나의 일과는 특수학교 친구들 노마, 유니와 함께 매일 천문대와 병원을 방문하고 아버지가 깨어나길 기다리는 것이다. 한편, 루나의 아버지는 달에서 특별한 경험을 한 뒤 시간의 질서를 넘나들며 미래를 엿보는 능력을 얻게 됐다. 어두운 미래와 자신의 사고를 예감한 루나의 아버지는 딸에게 보낼 영상 메시지를 남긴다.

“아빠가 사랑하고 자랑스러워하는 나의 딸, 나의 분신, 나의 영원한 똥강아지, 루나야. 아빠가 젤리빈을 코에 대여섯 개씩 집어넣는 것보다 더 더럽고 바보 같고 우습고 역겨운 장난을 만들어 주지 못해도, 기다려 주렴. 기억해 줘, 루나. 아빠는 늘 너를 사랑한다는 것, 그리고 미안해한다는 것. 아빠는 너의 영원한 보이저 2호야. 알지? 보이지 않아도 어딘가에서 네 주변을 돌고 있는 바로 그것 말이다.”(229~230쪽)

이 작품은 과거의 아버지가 보낸 영상 메시지와, 아버지가 깨어나길 기다리는 루나의 삶을 번갈아 등장시키면서 긴장감과 몰입도를 끌어올린다. 작가는 남의 마음을 공감하는 데는 어려움을 느끼던 루나가 따뜻한 애정을 보여주는 주변 사람들로 인해 서서히 마음을 열어 나가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작가는 “지속 가능한 성장보다는 지속 가능한 지구를, 오염된 미래보다는 안전한 녹색 미래를 염원한다”며 “내 아이들에게 이런 불안한 세상을 물려주고 싶지 않은 부모로서, 하하하 웃어도 눈물이 나는 그런 소설을 쓰고 싶었다”고 집필의도를 전했다.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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