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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전’ 박진우, 무기력 오명·풍문 상처 딛고 요동정벌 단행
엔터테인먼트| 2014-03-24 08:43
KBS1 대하사극 ‘정도전’(극본 정현민, 연출 강병택 이재훈)의 박진우가 풍문이 주는 상처와 무기력한 왕이라는 오명을 딛고 모처럼만에 한 나라의 군왕다운 행보를 보였다.

지난 23일 방송된 ‘정도전’ 24회에서는 고려와 명나라가 철령 이북지역 땅을 두고 영토분쟁을 벌이는 내용이 전개된 가운데, 박진우가 연기하는 우왕이 신하들에게 요동정벌을 명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인임의 실각 이후 최영(서인석 분)과 이성계(유동근 분)에게 실권이 넘어간 고려는 명나라 황제 주원장의 철령 이북지역 영유권 주장으로 한바탕 격랑에 휩싸였다.

문하시중 최영은 우왕에게 요동정벌을 강력히 주장하며 명나라와의 전면전마저 불사해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고, 사대부들은 불가 방침으로 맞서며 고려엔 위기감이 감돌았다.



이 같은 상황에 우왕은 두려움에 휩싸인 채 어떤 결정을 내려야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고, 특히 최영으로부터는 “전하께서 이러시고도 공민대왕의 아드님이라 할 수 있는 것이옵니까”라는 꾸중까지 들으며 더욱 움츠러들고 말았다.

무기력한 모습이었지만 이 같은 행동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한밤중 최영을 따로 만난 우왕은 자신이 10세 무렵 즉위할 당시를 떠올리며 두려움에 떨었던 심정을 고백했다. 오줌을 쌀 정도로 왕의 자리가 무서웠던 우왕은 커 가면서 내관들로부터 공민왕의 적통이 아닌 신돈의 아들이라는 수군거림을 들었고, 이는 무기력한 자신의 모습과 오버랩 되며 우왕을 더욱 작아지게 만들었던 것. 우왕은 이러한 자신의 현실을 두고 “시정잡배들의 술자리에서 제일 잘 팔리는 안주거리라지 않습니까?”라는 말로 자조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약한 모습만 있었던 건 아니었다. 우왕은 최영으로부터 공민왕의 피가 흐르는 적장자가 맞다는 확신의 말을 듣고 마침내 용기를 내어 요동정벌을 명했다.

이후 우왕의 명대로 고려는 전시체제에 돌입했고, 최영과 이성계의 대결 또한 팽팽하게 조여지게 됐다. 이를 연기한 박진우는 그간의 나약하고 비겁한 왕의 모습에서 벗어나 자신의 상처를 드러내며 결국 마지막 용기를 내는 확연히 달라진 연기로 눈길을 끌었다.
유지윤 이슈팀기자 /jiyoon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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