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작가 김미루, 사막의 낙타 옆에 눕다
라이프| 2014-03-31 15:49
[헤럴드경제=이영란 선임기자] 돼지와 함께 3박 4일동침했던 작가 김미루(Miru Kim)가 이번엔 사막의 낙타 옆에 누웠다. 아트 퍼포먼스로,셀프 촬영으로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사진작업을 해온 김미루가 이번에는 ‘낙타가 사막으로 간 까닭은?’이란 타이틀로 서울 소격동의 트렁크 갤러리(대표 박영숙)에서 작품전을 열고 있다.

김미루는 오는 4월 29일까지 열리는 개인전에 ‘사막 프로젝트’ 연작을 출품했다. 올들어 작가는 ’낙타가 사막으로 간 까닭은?‘이란 명제를 붙들고, 무슬렘의 외진 사막을 찾아갔다. 무슬렘 문화권에선 벗은 여자의 몸을 터부시하지만 그는 나체로 낙타와 똑같은 포즈를 취했다. 그리곤 이 모습을 렌즈에 담았다. 그는 누드가 아닌, 그저 태초의 인간의 몸(Naked)으로 사막의 생명줄이나 마찬가지인 낙타와 나란히 했다.

깊은 사막 한가운데에서 남자가이드와 낙타주인 앞에서 나체로 포즈를 취하자니 현장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고 한다. 그 자신도 두려움이 컸다는 것. 그러나 그는 자신의 가슴에서 나는 쿵쾅거리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천연덕스럽게 대처했다고 한다. 그들도 ‘아트’라는 말에 말없이 자리를 지켰다는 것. 


김미루는 요즘 요르단에 거주하고 있다. 사막 속 한 부족의 작은 마을에 산다. 마을을 벗어나 큰 바위가 있는 곳이 그의 작업장이자 터전이다. 노마드적 삶에 적응하며, 프로젝트를 시행하는 곳이다. 작가는 21세기적 과제인 느리게, 불편하게, 깨끗하지 않게를 스스로 실천하고 싶어 사막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다.

박영숙 트렁크갤러리 대표는 “김미루는 지난 2012년 4월 ‘The Pig That Therefore I Am’전(트렁크 갤러리)으로 우리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인간이란 존재들이 자신도 모르게 만든 어떤 관념에 도전하는 김미루는 마이에미 아트페어에서 ‘돼지와의 동침 3박4일’ 퍼포먼스를 펼치며 ‘더럽다’라는 고정관념에 이의를 제기한바 있다. 이제는 문명을 떠나 자신의 고정관념을 해체 중이다. ‘비문명적이다‘ ‘미지라서 두렵다’라는 것에 질문을 던지면서 말이다”라고 했다. 02-3210-1233 

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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