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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크엔드] 캠핑장선 ‘쉿!’ 착한 레티켓 운동 확산
라이프| 2014-04-04 11:58
캠핑용품 대여점 운영 김정득 씨
비매너 캠핑족 증가에 자발적 캠페인
사비 털어 50곳 스티커…인터넷서 공유도

산림청 ‘흔적 남기지 않기’ 현수막 등
주인의식 높은 등산객 동참 늘어

캠핑ㆍ등산 등 레저인구가 크게 늘면서 이들이 지켜야 할 ‘레티켓(레저+에티켓)’의 중요성 역시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스스로 ‘레티켓 캠페인’을 벌이며 자정 활동에 나선 개인ㆍ단체가 있어 이들을 소개한다.

경남 창원시 봉곡동에서 오토캠핑용품 대여점을 하는 김정득(35) 씨. 김 씨는 1년 전부터 오토캠핑장에서 지켜야 할 에티켓을 담은 스티커를 사비로 제작해 붙이고 있다. 

캠핑·등산 등 레저인구가 늘면서 레티켓 캠페인을 벌이며 자정활동에 나선 개인·단체들이 늘고 있다. 왼쪽부터 김정득(아래) 씨 부부가 캠핑장 50여곳에 붙인 스티커, 한국등산연합회원들이 흔적남기지 않기 운동을 벌이는 모습.

한국캠핑협회에 따르면 현재 캠핑인구는 전국에 최소 12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자가용을 몰고 캠핑을 떠나는 오토캠핑족 역시 늘고 있는 상황이다. 캠핑인구가 증가하면서 캠핑장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비매너’ 캠핑족 역시 늘게 마련이다.

김 씨의 설명에 따르면 자정이 일반적인 취침시간이지만 이를 훌쩍 넘기며 고성방가하는 사람도 있고, 캠핑장 진입로에 텐트를 쳐놓고 캠핑장 전체를 점유(?)한 사람도 있으며, 삭정이를 주어다가 바닥에 바로 불을 지피는 사람도 나온다.

그래서 시작한 오토캠핑 에티켓 캠페인. 2년 전 캠핑용품 대여점을 열면서 운영하기 시작한 인터넷 카페가 어느덧 8500명의 회원을 둔 동호인의 ‘성지’로 바뀌면서 남다르게 느낀 김 씨의 책임감도 한몫했다.

캠핑 대여점을 하면서도 쉬는 날이면 아내와 함께 경남 인근 캠핑장을 찾아나선다는 김 씨는 에티켓 캠페인을 위해 사비를 털었다. 캠핑장 화장실과 개수대 등에 4~8개씩, 경남에 있는 150여곳 캠핑장 중 50여곳에서 김 씨가 붙인 에티켓 스티커를 볼 수 있다.

‘캠핑장에서는 쉿’ ‘차량은 서행운행’ ‘모닥불은 화로대에서’ ‘프라이버시는 지켜주세요’ 등 8개의 에티켓이 스티커에 담겼다.

김 씨는 “스티커뿐만 아니라 홈페이지 등에서 캠핑 시 지켜야 할 예절 등을 공유하고 있다”면서 “상업적 용도로 시작한 것이 사실이지만 아무래도 바람직한 캠핑문화를 가꾸고 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씨처럼 개인뿐 아니라 동호인의 뜻을 모아 연합회 차원에서 레티켓 운동을 전개하는 경우도 있다. 한국등산연합회의 ‘흔적 남기지 않기 캠페인’이 그것이다.

산림청 등의 통계에 따르면 국내 등산인구(19~69세 인구 중 한 달에 1회 이상 산에 가는 사람)가 1800만명에 이르고 있으며, 주말마다 산에 오르는 사람 역시 600만여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민 3명 중 1명이 등산을 즐기는 셈이다.

등산인구가 많아지면서 이에 따른 잡음도 많이 생길 터. 전국 429개 산악회 연합으로 12개 지부를 둔 산림청 등록 단체인 한국등산연합회는 2008년부터 친환경 등산문화 정착의 한 방안으로 ‘흔적 남기지 않기’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2010년부터는 산림청과 함께 화재예방 현수막에 흔적 남기지 않기 표어를 적어 매년 350개씩의 현수막을 전국 각지의 산에 걸고 있다.

‘흔적 남기지 않기’는 지정된 구역에서 탐방하고 야영하기, 당신이 본 것을 그대로 두기 등 7원칙이 담긴 기존의 LNT(leave no trace)운동을 국내 환경에 맞게 변형해 적용한 것이다. ‘등산리본 자제하기’ ‘도시락 사용하기’ ‘식물 채취하지 않기’ 등의 5원칙에서 시작해 ‘정해진 등산로 이용하기’ ‘야호 고함소리 내지 않기’ 등으로 확대 시행 중이다.

특히 ‘등산리본 자제하기’의 경우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산악회원이 자신의 이름이 담긴 리본을 나무에 묶어 둬 등산로에 있는 나무가 ‘리본 투성이’가 되는 경우가 많아 시작했다. 산야를 파헤칠 수 있다는 우려로 시작된 ‘등산스틱 사용하지 않기’ 캠페인 역시 일부 산악회원 사이에서 진행 중이다.

이성제 한국등산연합회 사무국장은 “사람들의 의식수준이 높아지고 있고 에티켓 캠페인까지 더해지며 등산이 예전보다 더 쾌적해지고 있다”면서 “스스로 좋아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니 주인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에티켓 운동에 동참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박병국 기자/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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