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민원평가 결과 소비자에 공개…불량 금융사 ‘망신주기’
뉴스종합| 2014-05-15 11:39
영업점 입구에 빨간색 표시
최하 5등급 3000여곳 울상



금융당국이 전 금융권을 대상으로 민원평가 결과를 공개하도록 했다. 금융회사에 소비자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하가 위해 일종의 ‘주홍글씨’를 새긴 셈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전 금융권을 대상으로 홈페이지와 영업 점포에 ‘2013년도 민원발생평가’ 결과를 게시하도록 했다. 앞서 금감원은 전국 85개 금융회사를 상대로 민원발생 평가를 실시했다. 결과는 1등급(우수), 2등급(양호), 3등급(보통), 4등급(미흡), 5등급(불량)으로 평가했다.

금감원은 최근 전 금융사에 공문을 보내 올해 민원평가 등급을 공지하는 한편 공지 방식을 구체적으로 전달했다. 이에 따라 금융사들은 A4 용지 크기에 빨간색으로 ‘2013년도 금감원 민원발생평가 결과 등급(우수~불량)’을 폰트 55로 표시해 3개월간 영업점 입구에 게시해야 한다. 홈페이지에도 이번주부터 평가 등급을 공개하도록 했다.

한 금융회사의 영업점 입구에 빨간색으로‘ 2013년도 금감원 민원발생평가 결과 5등급(불량)’이라는 문구가 박힌 A4 크기의 용지가 붙어 있다. 이 문구는 폰트 55로 인쇄해 3개월간 붙여야 한다. 관련 금융회사의 홈페이지에도 게시됐다. 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금감원의 민원평가 결과가 소비자들에게 직접 공개되면서 금융사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특히 최하등급인 5등급을 받은 회사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5등급을 받은 금융사는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 한국SC은행, 롯데카드, 신한카드, 알리안츠생명, 에이스생명, 우리아비바생명, ING생명, PCA생명, 롯데손해보험, ACE화재, AIG손해보험, 에이스손해보험, 동부증권, 동양증권, 친애저축은행, 현대저축은행 18개사다.

특히 점포 수가 많은 농협은행(1187곳), 국민은행(1130곳), 한국SC은행(326곳), 롯데손보(100여곳), 동양증권(88곳) 등은 매우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금융사의 영업 밑천이 바로 ‘신뢰’인데, 불량 회사로 낙인이 찍히면 불량 기관처럼 보여 영업에 큰 지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사 관계자는 “새로운 제도를 시행할 때 사전에 금융사에 준비할 시간을 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예고도 없이 극약처방을 하는 것은 일정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회사들을 죽이겠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감원은 민원발생 평가에서 5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한 ING생명, PCA생명, 알리안츠생명과 손보사인 AIG손해보험, 에이스손해보험 등에 대해 현장 점검을 벌이기로 했다.

신소연 기자/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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