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M&A’ 저주 풀렸다…KB금융 새국면 예고
뉴스종합| 2014-06-12 11:19
‘3전4기’ LIG손보 인수 유력…자산 400조원 업계 1위 발돋움
잇단 악재 딛고 국면전환 계기…LIG손보도 업계 위상 커질 듯



KB금융그룹이 LIG손해보험을 인수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금융업계의 대대적인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KB금융은 자산규모 400조원대의 거대 금융그룹으로 발돋움하게 됨은 물론, 잇따른 위기 상황에 대한 전환 국면의 계기까지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비은행권의 비중이 확대되면서 금융지주의 전체적인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LIG손보 역시 이미지 쇄신과 함께 재무건전성 우려를 털어내며 상위 손보업체들을 위협할 것으로 예상된다.

▶KB, 거대 금융그룹 도약으로 국면전환=KB금융은 LIG손보의 우선협상대상자가 되면서 그간 KB의 발목을 잡았던 ‘인수ㆍ합병(M&A)의 저주’에서 벗어나게 됐다. KB는 수년간 외환은행과 ING생명,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등 대형 M&A에서 잇따라 고배를 마셨다. 이번에는 임영록 KB금융 회장이 인수전 초기부터 공을 들였다. 3전 4기로 LIG손보 인수에 성공, 국면 전환의 계기를 마련했다. 특히 각종 금융사고와 내부 경영진 갈등 등 어수선해진 조직 내의 분위기 쇄신에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아울러 KB금융은 자산 400조원대로 껑충 뛰면서 자산 순위 1위자리를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 기준 KB금융자산은 387조6000억원으로, 20조6730억원의 LIG손보를 흡수하면 총 자산이 408조원이 된다. 자산순위 2위인 하나금융보다 14조원 이상 차이가 나 당분간 KB의 아성을 넘보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KB금융 전체의 포트폴리오에도 변화가 올 전망이다. KB금융은 은행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오랜 숙제였다. LIG손보 인수가 예정대로 이뤄지면 지주 내 은행 비중은 90.7%에서 85.2%로 다소 낮아지게된다. 수익성측면에서도 LIG손보의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이 2배 이상 높아 수익성 개선이 가능하다.


▶LIG손보, ‘KB’ 날개달고 업계 위협=LIG손보는 ‘KB’라는 날개를 달았다는 평가가 많다. 우선 LIG손보의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를 말끔히 씻을 수 있다. 현재 LIG손보의 경우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RBC(지급여력비율)가 174% 수준이다. 이는 400%를 웃도는 삼성화재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250% 전후인 업계 평균보다도 낮다. 자금력이 있는 KB가 LIG손보를 인수한 후 자사주를 유동화하거나 제3자 배정형식의 유상증자등을 통해 RBC 비율을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LIG손보의 영업력도 한층 강화될 수 있다. 국민은행의 채널 경쟁력이 뛰어난 만큼 방카슈랑스(은행 창구에서 보험상품 판매)로 영업 채널이 대폭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또 KB금융 및 자회사가 보유 중인 건물이나 직원 등에 대한 배상책임보험, 화재보험 등 일반보험 물량도 늘어날 수 있다. 은행이나 카드 등 KB금융 자회사와 복합 금융상품을 만들어 시장을 공략하면 상당한 시너지가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복합 금융이 트렌드로 자리잡아가는 상황에서 LIG손보가 종합 금융그룹인 KB금융에 편입돼 낼 수 있는 시너지는 그 누구도 예상하기 어렵다”며 “손해보험업계 1위까지는 아니더라도 현대해상이나 동부화재 등 2위권 그룹에는 상당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양규ㆍ신소연 기자/carri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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