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저성장 · 저금리…은행들 돌파구가 없다
뉴스종합| 2014-06-13 11:06
이자수입 감소 · 수수료 인하…사회적 책임 · 공공성 강화 압력
기준금리 13개월 연속 동결…‘쌍저 딜레마’ 에 대안 없어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저성장ㆍ저수익 국면이 계속되면서 은행들의 ‘소리없는 아우성’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경기가 뚜렷한 개선세로의 도약이 지연되고 있고, 이에 따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시점도 기약하기가 점차 어려워지면서 수익에 목말라 있는 은행들은 현재로선 ‘대안이 없다’며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한은은 지난 12일 기준금리를 연2.50%의 수준에서 동결했다. 13개월째 금리를 묶어둔 것인데, 기준금리의 역대 최장 동결 기록인 2009년 3월~2010년 6월(연2.0%)의 16개월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은이 기존엔 경기회복 흐름에 따라 인상쪽으로 조정시기를 저울질해왔지만, 세월호 사고에 따른 내수위축과 원화강세에 따라 수출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점차 금리를 올리지도, 내리지도 못하는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분기보고서에서 “은행의 사회적 책임과 공공성 강화에 대한 사회적 압력의 증대는 은행의 기본적인 경영환경에 변화를 가져와 저성장, 저수익 현상을 장기 고착시키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민은행도 분기보고서를 통해 “기준금리 하락에 따라 이자수입 감소, 수수료 인하 압력, 기업 구조조정 영향 등으로 대손충당금 증가의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오보균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위원은 이달 발표한 ‘쌍저(雙低, 저성장ㆍ저수익) 딜레마에 빠진 은행, 어디로 가나’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은행업종이 전체적인 성장 모멘텀을 찾아야 하는 당면과제를 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고심의 흔적들이 보이나 특별한 돌파구를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유로는 국내은행들이 태생적으로 경제발전과 자금흐름의 ‘시류’에 따르는 전략으로 성장해왔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은행들에 대해선 그동안 자체적인 성장동력 발굴 노력을 소홀히 했다고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장금리가 오르길 원하는 기대와 최근의 흐름은 거리가 있고, 소비자 권익 중시 경향으로 운신의 폭이 갈수록 좁아진 은행들은 진퇴양난(進退兩難)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은행 이자부문의 주수익을 결정하는 가계대출 금리는 사상 최저치를 기록 중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은행권의 신규취급 가계대출 금리는 연 4.04%다. 이는 전월대비 0.05%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100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은행들의 기업대출 금리도 가계금리와 마찬가지로 하락세다. 지난 4월 신규취급액 기준 기업대출 금리는 한 달 전보다 0.06%포인트 내린 4.51%였다.

서경원 기자/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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