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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위기 車복합할부시장…중소캐피탈사‘새수익원 찾기’전전긍긍
뉴스종합| 2015-03-11 11:27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여겨졌던 자동차 복합할부 상품 시장이 고사위기에 몰리면서 중소 캐피탈사들의 생존마저 위협받고 있다. 현대ㆍ기아자동차와의 자동차 복합할부 수수료협상에서 밀린 카드업계가 상품 취급을 하나 둘 포기하면서 복합할부를 핵심 사업 분야로 삼아온 중소 캐피탈사들이 고심에 빠진 것. 특히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는 높지만 마땅한 수익원이 없어 전전긍긍하고 있다.

11일 캐피탈업계에 따르면 아주캐피탈은 핵심사업부문인 자동차 금융부문을 나눠 리테일(승용) 본부와 커머셜(상용) 본부를 두고 전문성과 영업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리테일본부는 기존 신차ㆍ중고차 할부 금융외에 장기 렌터카 사업을 새로 시작하고 커머셜본부는 버스영업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이윤종 아주캐피탈 사장은 “올해부터 장기렌터카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고, 수익성 높은 버스영업을 위한 전담조직을 둬 전문성과 경쟁력을 동시에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아주캐피탈이 조직 개편까지 단행하면서 새로운 상품분야를 모색하는 것은 최근 들어 카드업계가 자동차 복합할부 상품 취급을 포기하는 등 기존 사업 분야가 축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복합할부 상품은 그동안 캐피탈 업계에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다. 현재 캐피탈 업계의 자동차 의존도는 80~90%에 달한다. 전체 자동차 할부 금융 매출 중 복합할부 상품 비중은 회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20~30%대를 차지하고 있다. 복합할부 상품이 사라질 경우 전체 매출의 약 16~25% 정도가 공중에 증발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아주 캐피탈의 경우 그나마 나은 형편이다. 대부분의 중소 캐피탈 사들은 새로운 사업 방향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캐피탈사 관계자는 “최근 수입차가 국내 시장에서 급성장하고 있지만 이들 브랜드는 영업사원들이 자사 계열사 외 다른 캐피탈사의 할부 금융을 고객에게 소개하는 것을 강력히 통제하고 있는 상황이고 쌍용차나 르노 삼성, GM대우 등 다른 국산차 브랜드는 시장 비중이 너무 적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점이다. 기술 금융 활성화를 내세운 금융당국이 캐피탈사를 기업여신지원금융사로 지정했지만 자동차 할부 금융 상품 대신 기업 대상 할부ㆍ리스 상품을 무작정 늘리는 것은 위험부담이 있다. 시중은행에서 자금을 빌리지 못해 제2금융권을 찾는 중소기업의 재무 여건 상 연체 등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부 캐피탈 사들은 냉장고나 오토바이 등 사용연한이 1년 이상인 내구재 할부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침체된 소비심리가 살아날지가 관전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카드사 부수업무가 네거티브로 전환되고 여신전문금융사 간 사업 분야가 서로 겹치고 있어 캐피탈사들이 새 먹거리를 찾을 시간적 여유가 점점 줄어드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앞서 BC카드와 신한카드가 현대차와의 가맹점 계약 시 중소 캐피탈 사들과 손잡고 진행해 오던 자동차 복합할부 상품 취급을 중단하기로 한데 이어 최근에는 현대ㆍ신한ㆍ롯데ㆍ하나카드가 기아자동차와 복합할부 상품을 취급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삼성카드가 현대ㆍ기아차와의 협상을 남겨두고 있고 BC카드와 KB국민카드가 기아차와의 협상을 연장했지만 복합할부 상품을 고집할 경우 가맹점 계약 자체를 해지하겠다는 현대ㆍ기아차 그룹의 강수에 오래 버티기 힘들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최근 기아차에 이어 현대차가 전차종에 대해 할부 금리를 1%포인트 낮춰 복합할부의 경쟁력도 상대적으로 약해졌다. 자동차 복합할부 상품 시장이 고사 위기에 직면한 것이다.

한 캐피탈 업계 관계자는 “카드업계에게도 복합할부 상품이 사활이 걸린 문제라 카드사들이 이렇게 쉽게 백기를 들 줄 전혀 예상치 못했다”면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원호연 기자/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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