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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야, 경제는 심리야
뉴스종합| 2015-03-11 11:23
돈 풀고 금리 내려도 꽁꽁언 경제
경제심리지수 17개월째 제자리
미래의 불안감 소비않고 주시만
韓銀 금리인하 떠밀려하는 인상
정책일관성 등 신뢰구축이 해법


오는 1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금리인하 압박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한국형 뉴딜정책’까지 내놓으며 뭐든 하겠다는 정부도 내심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하해주길 바라는 눈치다.

하지만 재정ㆍ통화정책도 중요하지만 경제주체들의 심리 살리기에 먼저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단순히 돈을풀고 금리를 내리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이고 일관된 정책의지 표명과 향후 경제상황 대한 불안감 해소 등으로 경제주체들의 자발적인 투자와 소비를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정ㆍ통화 쌍끌이 정책에도 살지 않는 경제심리=‘경제는 심리다’라는 말이 있다. 지표도 중요하지만 경제주체들이 어떻게 믿느냐에 따라서도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돈을 풀어도, 금리를 내려도 살아나지 않는 우리 경제의 문제도 사실 여기에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 경제심리지수(ESI) 순환변동치는 96을 기록, 2013년 10월 96을 보인 이래 1년5개월째 제자리걸음이다. 한마디로 꽁꽁 언 경제심리는 전혀 녹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김선태 KB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소비성향 자체가 ‘감소’가 아닌 ‘안 쓰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로 인해 정부가 돈을 더 풀어도, 한국은행이 금리를 더 내려도, 저유가라도 꽁꽁 언 경제심리 자체가 달라지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진성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도 “가계 자산에서 부동산 비중이 가장 큰 데 앞으로는 더 이상 오르지 않고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많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으면 가계는 금리를 낮추고 임금을 올려도 소비보다 저축에 집중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책 체감도 높여 신뢰 쌓고 불안감 해소해야 심리 살아나=경제주체들의 심리회복을 위해서는 정책의 체감도 향상과 정책 일관성ㆍ지속성을 통한 신뢰구축, 향후 경제상황에 대한 불안감 해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김진성 연구위원은 “정부나 한국은행이 매번 경제전망을 수정하는 등 불안감을 키우고 있고 한국은행 역시 자발적이기보다 떠밀려 금리를 조절하고 있다”면서 “정책의 일관성과 지속성을 높여 경제주체들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진 연구위원 역시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하한다고 해도 이것이 한국은행의 ‘본심’으로 생각하는 경제주체들은 많지 않을 것”이라면서 “미국 금리 인상이 예고된 만큼 언제 금리인상 카드를 언제 꺼낼지 시장의 불안감은 상당하다. 이달에 금리를 인하한다고 해도 금리인하 효과가 제한적일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김선태 연구위원은 “정부가 최저임금을 인상한다는데 일반 국민들은 이것이 실제 자신의 소득증대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하진 않는다”면서 “보다 직접적인 소득증대정책 및 소득분배정책을 내놔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혜진 기자/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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