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일반
주가 향배 ‘펀드 환매’가 고비…“넘으면 2200도 간다”
뉴스종합| 2015-04-08 09:53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펀드 환매’ 러시가 코스피 지수 상승의 복병으로 등장했다. 투신권이 3월초 이후 쉬지 않고 매도 물량을 쏟아내는 탓이다. 거래일 기준으로는 29일 연속 매도 우위다.

올들어 시장에 쏟아진 투신권의 매도 물량 규모는 3조원을 넘어섰다. 다만 환매 물량 잔고가 대부분 소진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환매 공세의 끝이 가까웠다는 얘기다. ‘환매 터널’이 끝나면 “2200도 문제없다”는 낙관론이 힘을 받는 형국이다.

▶펀드 환매 ‘러시’= 8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투신권이 올들어 시장에서 내다판 자금 규모는 3조1779억원에 이른다. 지난 2월26일부터 이어진 투신권의 연속 순매도 행진의 결과다. 업계에선 투신권의 매도 물량 다수가 투자자들이 펀드를 환매하면서 시장에 쏟아져 나온 물량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6일 기준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4일 연속 자금이 순유출됐다. 코스피가 오름세를 보이자 투자자들이 대거 환매로 돌아선 것이다.

현재의 펀드 환매 러시는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 욕구와 해외 펀드로의 갈아타기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과거에도 유사 사례가 있었다. 코스피 지수가 2000선을 넘어서면 보유 펀드가 마이너스였던 투자자들은 ‘본전 심리’에서 펀드를 환매하고, ‘플러스’가 된 투자자들은 ‘차익 실현’을 위해 다시 환매하는 사례가 급격히 늘어나는 것이다.

또 중국 후강퉁(상하이-홍콩 증시간 교차거래) 실시와 유럽 경제 회복세, 미국 경기 전망 등이 어우러지면서 해외 펀드로 자금이 유출 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다 일부 대형 은행이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는 순간 자동으로 환매를 하는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서비스도 환매가 커진 한 원인이란 해석도 나온다.

당분간 펀드 환매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키움증권은 “최근 나타나고 있는 국내 주식형 펀드로부터의 자금 이탈 흐름은 코스피에 대한 향후 기대감이 확정되기 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환매 넘으면… “2200도 간다”= 최근 한국 거래소 핵심 관계자는 “현재 시장에 출회되고 있는 펀드 환매 물량만 해소된다면 코스피가 상반기 중 2200선을 넘을 수 있다”며 “환매가 끝나는 시점과 코스피의 상단 돌파 시점은 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코스피 지수가 2050선 안팎의 박스권을 형성하고 있는데, 펀드 환매 물량이 소진되면 큰 폭의 지수 상승이 뒤따를 것이란 설명이다.

특히 미국의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각종 지표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국 당국의 달러 금리 인상 시기도 9월 이후로 늦춰질 것이란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한국의 기준금리 상황과 이란 핵협상 타결, 유럽 중앙은행의 양적완화, 한국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 등도 코스피 지수 상승엔 호재들이란 평가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 2000~2050선 사이에서 출회된 펀드 환매 금액은 모두 9조2000억원에 이른다. 환매 대기 자금은 거의 소진 될 것으로 보인다”며 “펀드 환매가 지수 상승 속도를 둔화시킬 수는 있지만, 지수 하락으로까지는 이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석희 기자/hong@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