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벤처
“中企 지원, 현장 직원 재량 늘리겠다”
뉴스종합| 2015-05-18 11:12
조직 역피라미드형으로 전환…일선 현장 의사결정권 확대 추진
중기제품 안정적 판로구축 역점


“수명이 70여년인 독수리는 절반인 35년께가 되면 극심한 고통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무뎌진 부리와 발톱, 깃털을 뽑고 새것이 돋아나도록 합니다. 창립 36주년이 된 중진공 역시 치열한 고민과 내부혁신이 필요합니다.”

중년에 접어든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올해 조직, 업무프로세스 등 내부혁신에 주력한다. 고객만족 향상의 동력을 지금처럼 외부에서 찾지 않고 안에서 찾겠다는 것이다. 

중진공 임채운 이사장이 공단 내부혁신으로 기관의 효율성을 강화하고 외부고객 만족에 주력한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취임 넉달을 맞은 임채운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은 18일 본지와 만나 이같은 경영방침을 밝혔다. 그는 지난 1월 18일 첫 민간인 출신 이사장으로 중진공에 들어왔다.

그는 공공기관의 수장이 된 120일이 ‘외부전문가’에서 ‘경영자’로 탈바꿈하는 시기였다고 스스로 평가했다. 임 이사장은 지난 22년간 서강대 교수(경영학)로 재직하며 한국유통학회장, 한국중소기업학회장, 동반성장위원회 적합업종공익위원 등으로 활동해 왔다.

임 이사장은 “교수로서 훈수를 두던 시기에는 중소기업의 고질적인 약점인 유통ㆍ마케팅 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사업’에 초점을 뒀다”며 “공공기관의 수장으로 취임한 뒤 이같은 사업을 힘있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우선 중진공 조직의 효율성 강화 및 체질개선이 급선무라는 점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는 지난 4월 팀장급 10명이 참여해 부서별 업무를 감축하고 조직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태스크포스 ‘독수리팀’을 출범시켰다. 임원급이 아닌 실무급 인사가 주축이된 TF를 통해 기존의 상명하달식 피라미드형 조직을 ‘역피라미드형’ 구조로 바꾸겠다는 게 임 이사장의 구상이다. 중소기업과 직접 대면하는 현장 직원의 움직임을 중심으로 중앙 조직이 지원하는 형태가 된다.

임 이사장이 조용한 개혁은 ‘현장경영’ 원칙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위해서다. 단순히 사업장을 방문하거나 지역본부 직원을 만나는 것이 현장경영이 아니라는 것.

“현장 일선 조직원의 의사결정권을 확대해 중소기업의 혜택을 늘리는 게 진정한 현장경영이죠. 개개인의 업무재량을 강화하는 대신 성과보상 및 책임을 강화한다면 공공기관 특유의 경직성에서 벗어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직원들의 ‘주인의식’이 반드시 필요하죠.”

임 이사장은 3년 임기동안 이같은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 효율성 있는 공공기관으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올해 독수리팀에 이어 인사제도 개편을 위한 새로운 TF를 설치하고, 하반기에는 외부기관 컨설팅도 받을 계획이다. 향후 누가 이사장이 되든 상관없이 효율적으로 돌아갈 수 있는 조직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것이다.

임 이사장은 중진공의 내부개혁과 함께 중소기업의 ‘자생력 강화’도 함께 추진한다. 그는 “동반성장, 상생협력 등의 키워드는 대기업과의 납품ㆍ하청 관계라는 기존의 틀이 전제된 것들”이라며 “대기업의 울타리를 벗어나 스스로 힘으로 살아갈 수 있는 진정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글로벌시장 진출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노력하는 중소기업을 돕는데 중진공의 역량을 집중한다는 게 임 이사장의 생각이다. 그는 “축구로 비유하자만 공격수인 글로벌 진출 중기들이 골을 넣을 수 있도록 중진공이 금융, 기술적인 부분에서 미드필더로서의 역할을 다해 지원하겠다”며 “향후 기술력 및 상품성을 인정받은 중기 제품이 안정적인 판로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신동윤 기자/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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