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광고톡!톡]“술 사주세요 광고주님”심야호출에 쿨하게 술값 쏜 부회장님
HOOC| 2015-06-17 12:26
[HOOC=서상범 기자]광고제작사에게 광고주는 ‘주님’으로 불립니다. 제작하는 광고에 있어서 전권을 가진 그야말로 무소불위의권력자이기 때문이죠. 광고주의 말 한마디에 울고 웃는 것은 ‘광고쟁이’들의 숙명이라고까지 부를 정도입니다. 제작이 마무리된 광고를 원점으로 돌리거나 카피 한 단어 때문에 수십번의 작업을 거쳐 최종 컨펌을 받았다는 일화는 광고제작자들의 술자리 단골안주입니다. 물론 최근에는 합리적인 광고주들이 대부분이지만, 아직도 광고주와 제작사들의 관계는 편하지만은 않습니다. 
사진=정태영 부회장 페이스북

그런데 이런 광고주에게 용감하게 술을 사달라고 한 제작사 팀원들이 화제입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제(15일) 일찍 집에 가서 푹 쉬고 있는데 밤 9시에 갑자기 술취한 목소리의 전화가 왔다”고 글을 올렸습니다. 전화를 건이들은 현대카드의 광고를 제작중인 이노션의 해당 팀원들이었습니다. 정 부회장은 “현카(현대카드) 광고 만드는 친구들이 모여서 (술을)마시고 있는데 지금 나올 수 없냐”고 했다며 “광고주 생활 10년만에 이런 호출은 처음”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그는 “나가서 평소 마음고생 시킨 죄로 벌주 다 받아마시고 장렬히 ‘갑’의 최후를 맞았다”며 기분좋게 글을 마쳤습니다.

정 부회장의 포스팅이 올라간 후 해당 글에는 그날 참석했던 이노션 직원들이 댓글을 통해 “좋은 광고로 반드시 보답하겠다”며 훈훈한 분위기를 보였습니다.

이처럼 광고주와 제작사 간 격의없는 관계는 쉽지 않은데요. 경직되고 권위적인 광고주와 제작사 간의 문화가 조금 더 유연하고 가까워진다면, 더욱 창의적인 광고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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