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가정폭력, 명절에 더 많다…연휴마다 4000여건 발생
HOOC| 2015-09-24 14:17
귀경 후 밤, 112 신고 최다


[HOOC=김현경 기자] 설 연휴를 앞둔 지난 2월 16일 밤 11시 전북 익산시에서 정모(45) 씨는 “명절이 코앞이니 돈 좀 벌어오라”는 부인의 잔소리를 참지 못하고 주먹을 휘두르고 집기를 부쉈다가 경찰에 입건됐습니다.

연휴 첫날인 같은달 18일에는 서울 마포구에 사는 김모(46)씨가 “설인데 왜 시댁에 가지 않겠다고 하느냐”면서 부인의 얼굴을 5차례 때렸습니다.


지난해 추석에는 경기 구리시에 사는 임모(64·여) 씨가 남편과 말다툼을 하다 홧김에 둔기를 휘둘러 숨지게 했습니다.

이같이 무시무시한 가정폭력이 명절에 더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귀경 후 밤 시간에 112 신고가 많았습니다.

이찬열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명절 연휴 가정폭력 신고현황’에 따르면, 매년 명절마다 3000~4500여건의 가정폭력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3년 추석(9월 18∼22일) 닷새 동안 3850건(일평균 776건), 2014년 설(1월 30일∼2월 2일) 나흘간 3138건(일평균 784건), 2014년 추석(9월 6∼10일) 닷새 동안 4599건(일평균 919건), 2015년 설(1월 18~22일) 닷새 동안 4508건(일평균 901건)이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가정폭력 신고건수는 총 22만6247건(일평균 619건), 2013년은 총 16만1900건(일평균 443건)인 점에 비춰볼 때 명절에 가정폭력이 더 많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이 중 지난해 설·추석, 올해 설에 접수된 가정폭력 신고(1만2245건)를 시간대별로 분석한 결과 밤 10시∼자정 사이가 2091건(17%)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다음으로 자정∼새벽 2시가 1930건(16%), 오후 8시~10시가 1623건(10%), 오전 2~4시가 1038건(8%) 이었습니다.

지역별로는 경기 3813건(31.1%), 서울 2291건(18.7%), 부산 714건(5.8%), 대구 676건(5.5%) 등의 순으로 신고 접수가 많았습니다. 수도권 지역에 집중된 이유는 시댁 또는 처가 방문 후 상경해서 부부싸움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됐습니다.

명절 부부싸움의 원인으로는 시댁 또는 처가 부모님과의 마찰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또 제사·손님맞이 준비로 인한 경제적 문제도 주된 시빗거리가 됩니다.

이 의원은 “최근에는 자녀 취업이나 교육 문제로 ‘명절 스트레스’가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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