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노숙대란 한정판 옷, 알고보니 전문 구매꾼들?
HOOC| 2015-11-05 11:27
[HOOC=서상범 기자]판매 개시 전부터 이른바 노숙대란을 일으켰던 한정판 옷이, 판매 직후 중고장터에 올라왔습니다. 판매를 기다리며 노숙을 했던 이들 중 일부가 재판매를 위한 전문 구매꾼이 아니냐는 유추가 나오는 대목입니다.

5일 스웨덴 SPA브랜드 H&M은 5일 오전 8시부터 서울 명동 눈스퀘어점, 압구정점, 롯데잠실점, 부산 신세계 센텀시티점 등 전국 4개 매장에서 ‘H&M-발망’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중고거래 사이트에 올라온 사전 구매대행 글

이번 제품은 명품 브랜드 발망과의 협업으로 정품 가격의 10분의 1수준으로 판매되는 것은 물론, 한정판 제품이라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습니다.

특히 정식 판매가 예고된 이날을 위해 길게는 일주일 가량 해당 매장 앞에서 이불, 담요 등을 깔고 노숙하는 이들이 생기며 발망노숙대란이라는 용어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이날 판매가 시작되자 해당 제품을 파는 매장에는 그동안 대기했던 고객들이 몰려 혼란을 겪기도 했는데요. 이들은 좋아하는 제품, 특히 흔하지 않은 한정판 모델을 위해서라면 몇 일을 기다릴 수 있다는 반응을 보여왔습니다. 
정식 판매 전 대기중인 고객들

하지만 판매가 시작되자마자 인터넷 중고 사이트에는 이번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판매한다는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는데요.

한 판매자는 “H&M-발망 실크셔츠 판매합니다”라는 글을 올리며 실제 구입한 제품의 사진을 첨부했습니다. 이 판매자는 판매 가격으로 20만원을 제시했고 글을 올린지 3분만에 판매가 완료됐음을 알렸습니다.

이 외에도 티셔츠나 후드티 등 이번 출시된 제품을 판매한다는 글들은 5일 오전 11시 현재 인터넷에서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대부분 정식 판매가의 2배 이상의 금액을 제시하거나 수고비 명목으로 웃돈을 요구하는 글들이지만, 올리자마자 판매가 완료되고 있습니다. 

정식 판매 직후 올라온 제품판매 글

한편 이날 정식 판매가 시작되기 전에도 중고 거래사이트에는 “H&M-발망 구매대행 해드립니다”라는 글들이 넘쳐났습니다.

글을 올린 이들은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이었는데요. 한 이용자는 “현재 압구정 매장 (대기순위)1그룹이고 7명이 한 팀이기때문에 원하는 사이즈, 제품을 구할 수 있다”며 사전 예약자들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전문 구매꾼들의 이른바 리셀(RE SELL)은 노숙대란이 발생하면서부터 예견돼왔던 문제입니다. 제품을 순수하게 구매하려는 고객이 아닌, 이윤을 남겨 되팔기 위한 전문 구매꾼들로 인해 정작 필요한 고객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는 지적이었죠.

업체 측 역시 이런 점을 감안해 일인당 구매수량을 한정하는 등 조치를 취했지만, 이번 사태에서 보듯이 여럿이서 그룹을 이뤄 조직적으로 구매하는 행위까지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한 고객은 “자신들이 사용하지도 않을 제품을 경제적 이득을 남길 목적으로 대량, 선점 구매하는 것은 정작 필요한 이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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