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오존의 습격 ①] 오존주의보 6배 급증…무더위+뿌연하늘 ‘숨 헉헉’
뉴스종합| 2016-08-14 10:01
서울지역 올해 오존주의보 발령만 25회…지난해 6배 수준
전문가 “기후변화ㆍ경유차 주요 원인…앞으로 더 올 수도”



[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 불볕더위에 오존 농도까지 치솟으면서 여름철 건강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

올해 8월 현재까지 서울지역 오존주의보 발령 횟수는 25차례에 달하면서 지난해와 비교해 6배가 넘는 등 유독 ‘길고 굵은’ 현상이 나타난다. 대기를 떠도는 오염 물질이 강렬한 자외선과 반응하며 오존이 짙어지고 있는 탓이다. 전문가들은 갖은 오존주의보 발령의 원인으로 경유차량과 중국발 오염물질을 꼽는다.
올해 서울시의 오존주의보 발령 빈도는 모두 25회로, 지난해 총 발령 빈도(4회)보다 약 6배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의 주요 원인을 ‘이상 기후변화’와 ‘경유차량의 증가’로 꼽고 있다. 사진은 관련 이미지.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서울지역 첫 오존주의보 발령은 5월 17일로, 작년보다 24일이나 빨라졌다. 아울러 시내 오존주의보의 발령 횟수 역시 25회(11일)로, 이미 지난해 전체 발령횟수(4회)보다 6배 이상이 많았다. 오존주의보 발령은 2013년 18회(9일)에서 2014년 23회(8일)로 증가했다가 지난해 4회(3일)로 확 줄었다.

오존주의보는 특히 절반 가량(13회)이 시민들의 외출이 늘어나는 금요일을 포함한 주말에 발령돼 체감도는 더욱 높다. 지난해까지는 8월 들어서면 오존주의보가 뜸해졌지만 올해는 이달에만 벌써 7차례가 발령됐고 앞으로 더 발령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나온다.

특히 8월 오존주의가 발령된 경우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3회(3일)에 그쳤지만 올해는 7회(2일)이나 된다.

전문가들은 올해 눈에 띄게 오존이 기승을 부리는 원인으로 무더워진 날씨와 ‘경유차량의 증가’를 꼽았다. 오존의 주요 구성물인 ‘광화학 스모그’는 고온도ㆍ저풍속 기후에서 경유차량이 많을수록 발생량이 빠르게 증가한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또 여름철 편서풍이 불면서 ‘중국발 오존’의 영향도 간접적으로 받는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지역 최근 5년간 5~7월 도심 평균 온도는 계속 높아지는 반면, 평균 풍속은 꾸준히 감소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해 서울시내 5~7월 기준 평균 온도는 23.1도로, 2011년 같은 달 기준(21.5도)보다 1.6도 가량 높다. 이번해 평균 풍속은 5~7월 2.2m/s로, 5년 전(2.6m/s)보다 0.4m/s 줄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올해 오존주의보 발령이 잦은 이유는 온도는 높고, 평균 풍속이 약해 대기가 정체된 현상이 계속되기 때문”이라며 “태풍과 같은 기후변화가 없다면 앞으로도 주의보는 몇차례 더 발령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세먼지와 마찬가지로 경유차량의 증가도 주요 요인이다. 박종길 인제대 대기환경정보연구센터 소장은 “광화학 스모그는 주로 디젤 경유차 등의 배기가스에 든 질소산화물(NOx)과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자외선에 노출되면서 생성된다”며 “이같은 경유차량 증가는 오존의 폭발적 발생을 유도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중국발 오존도 간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관계자는 “오존 생성에 관련 있는 건 질소산화물”이라며 “우리나라의 20~30배에 달하는 질소산화물이 고기압을 따라서 이동되면서 오존으로 형성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오존은 장거리를 이동할 수 있는 물질이 아니기에 중국에서 직접적으로 흘러들어왔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성층권에 있는 오존층이 약해진 점도 한 요인이다. 이로 인해 지표에 쏟아지는 자외선 양이 많아져 광화학 반응이 활발해지고, 그만큼 대기중 오존 농도가 짙어진 것이다. 물론 성층권의 오존층이 약해진 것은 프레온 가스 사용 등 대기 환경 오염이 큰 원인이다

이외에도 석탄 화력발전소 중심의 국내 에너지 패러다임이 오존의 증가를 부추긴다는 지적도 있다. 오재호 부경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결국 질소화합물을 줄여야 하는 문제라면 석탄 위주의 국내 화력발전소를 손 봐야 한다”며 “오존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선 석탄보단 천연가스로 에너지를 바꿔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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