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관광한국’ 일본에 완패…관광객 격차 더 벌어졌다
뉴스종합| 2016-08-16 11:52
올 6월현재 외국인 820만명 방한
일본은 28%급증 1200만명 육박
한국 ‘중국인 쏠림’현상도 심화


관광산업은 흔히 ‘총성없는 전쟁’으로 불린다. 올해 상반기 치열했던 ‘한ㆍ일 관광 대전’에서 한국이 일본에 완패했다. 국내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꾸준히 늘어났지만 일본이 급성장하면서 격차가 오히려 더 벌어진 것이다.

16일 법무부 출입국ㆍ외국인정책본부와 일본 정부 관광국(JNTO)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국내 외국인 입국자 수는 820만3747명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21.7% 늘어난 기록이다. 같은 기간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은 1171만3800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28.2%가 늘어났다. 현 추세가 이어지면 일본은 사상 최초로 연간 2000만명 관광객 유치를 달성할 전망이다.

양국의 증가 비율만 보면 7%포인트 정도의 격차가 있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더 좋지 않다. 

2년 전인 2014년 상반기의 경우 방한 외국인은 665만8619명, 일본은 625만8543명으로 오히려 한국이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하지만 불과 2년새 일본은 500만명이 늘어난 반면 한국은 170만명 증가에 그쳤다. 지난해 한국이 ‘메르스 사태’ 등으로 주춤한 사이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이 급성장한 것이다.

국적별로 보면 한국의 경우 ‘중국인 쏠림’ 현상이 어느 때보다 심화하고 있다. 2011년 233만명 정도였던 중국인 방문객은 지난해 615만명으로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에서도 중국인 391만명이 국내로 들어오면서 전체 외국인 입국자 중 절반을 차지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일본은 전세계에서 골고루 방문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올해 상반기 방일 중국인은 308만명을 기록했고 미국(61만), 호주(23만), 영국(15만), 프랑스(12만) 등 주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의 많은 사람들이 먼 바다를 건너 일본을 찾았다. 모두 전년보다 20~40% 가까이 급증한 기록이다.

한국이 일본과의 ‘관광 대전’에서 사실상 참패하면서 관광수지 적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상반기 일본을 찾은 한국인이 238만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반면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은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105만명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5 국제수지 통계에 따르면 작년 한국의 관광수지는 60억9460만달러(약 7조7800억원) 마이너스로 8년 만에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일본의 경우 지난해 여행수지 흑자 규모는 1조1217억엔(11조5000억원)을 기록하는 등 승승장구하는 모습이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는 정부가 무비자 발급 대상 확대 등 관광 활성화 지원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우리의 ‘관광 콘텐츠’는 여전히 한류와 쇼핑 등 일부 분야에 치중해 있어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를 위해 편중돼 있는 관광 콘텐츠를 좀더 다변화하고, 주요 관광지에 여전히 남아 있는 바가지 요금과 불친절 등 시민의식 개선이 시급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세계 주요 관광대국을 보면 그 나라의 오래된 것을 소중히 여기는 문화가 잘 지켜지고 있다”며 “한국도 다양한 관광 테마를 보유하고, 좀 더 많은 나라에서 관광객을 유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양대근 기자/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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