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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 촛불민심의 한가운데 ‘2030의 증오’ 왜?
뉴스종합| 2016-11-07 11:25
대통령 2030 지지율 1%
20대 95%가 부정평가
최순실딸 특혜입학 의혹
취업절벽 청춘의 분노자극

내년 대선 주도세력 부상


광화문 광장을 뒤덮은 촛불민심과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의 바닥 없는 추락, 그 한가운데에는 ‘2030’의 증오가 자리 잡고 있다. 청년층은 이번 하야 촉구 집회를 기점으로 정치 활동 전면에 나섰고 정치권은 이들의 영향력을 다시금 주목하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높은 투표율로 여소야대를 이끌었던 청년층의 ‘효능감’이 차기 대선에서 힘을 발휘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4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2030세대의 지지율은 1%다. 사실상 0%에 가까운 수치로 더이상 지지율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증오의 척도인 부정평가 또한 20대는 95%로, 전 연령층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30대는 93%로 40대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

청춘들의 증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는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의 존재 때문이다. 좋은 대학교에서 입학하기 위해 치열한 입시경쟁에 시달렸고 입학 후에도 취업난에 허덕이는 청춘들의 눈에 정 씨를 대상으로 한 상식의 선을 넘어선 각종 특혜가 불만의 기폭제로 작용했다.

이미 정치권에서 청년층의 표심을 더이상 무시할 수 없게 된 상황이다. 전 연령층 대비 상대적으로 진보적이라고 평가받는 2030세대는 20대 총선에서 높은 투표율로 여소야대 정국을 만드는데 일조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9대 총선 대비 20대 총선에서 20대의 투표율은 약 10% 포인트 이상 급등했고, 30대 전반에서도 7% 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집권 여당을 향한 반발이 이미 총선에서 증명된 셈이다.

최악의 지지율과 현 정권에 대한 증오는 곧 표심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통상 대선 투표율이 총선 투표율에 비해 많게는 20% 포인트 높다는 점을 비춰볼 때, 차기 대선의 흐름을 2030세대가 주도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18대 대선 투표 참여자 기준, 전 연령층에서 2030세대의 비중은 33.1%로 두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한 60대 이상(22.6%)을 압도한다.

전문가들 또한 청년층의 분노가 대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정희 한국외대 교수는 “과거 정치에 무관심으로 일관했던 청년층이 지난번 총선에서 ‘우리의 힘으로 무언가를 바꿀 수 있다’는 효능감을 찾았고 선거 참여가 높아진 상황을 보면 이러한 추세는 계속 될 것”이라며 “젊은 층의 불만은 분노의 수준까지 이르렀고 이게 대선에서도 영향력을 드러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2030세대의 가장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차기 대선주자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다. 문 전 대표는 전체 지지율에서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 경쟁 구도를 이어가고 있지만, 2030세대에 있어서만큼은 독보적이다. 문 전 대표는 2030세대의 지지율에서 총장을 비롯해 여타 대선주자들을 10% 포인트 이상 따돌려 선두 자리를 유지해 왔다.

장필수 기자/essentia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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