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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총수 청문회] 이재용 “앞으로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되지 않겠다”… 재벌총수들 강제모금 증언
뉴스종합| 2016-12-06 10:53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국내 재계 총수 9명이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 증인대에 섰다. 1988년 열린 5공 청문회 이후 재계 총수가 국회에 한꺼번에 불려나온 것은 28년만이다. 규모로는 사상 유례없는 일이다.

박근혜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이하 국조특위)가 6일 오전 10시부터 열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날 오전 9시 25분께 첫 국회에 도착한 이후 정몽구 현대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등 나머지 재계 총수들이 입장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별다른 답을 하지 않았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출석하면서 ““기업 입장을 밝힐 좋은 기회”라고 말했고, 최태원 SK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등은 “성실히 임하겠다” “조사에 성실히 답하겠다”고 말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정의선 부회장과 동행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국회의 질문에 성실히 답하겠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이어 “기업들이 많이 얽혀 억울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억울하다”고 했다. 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 역시 이날 출석했다. 재벌 총수들이 입장할 때 주변에선 한때 항의 시위로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성태 위원장 “대한민국의 기업들이 편법적인 이득을 취하기 위해 권력과 결탁했다는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국민의 요구를 받들어 열리는 것이다”며 “이 자리는 총수 사면 복권이나 노동개혁 법안 등의 처리를 위해 기업들이 출연 한 것은 아닌지, 각종 현안 해결을 위해 특정인에게 금전적인 지원을 한 것은 아닌지에 대해 전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는 데 부족함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첫 질의는 새누리당 장제원 의원이 맡았다. 장 의원은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에게 한화가 한화갤러리아 명의로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게 말 두필을 지원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고, 김승연 회장은 “잘모르겠다. 죄송하다”고 답했다. 장 의원은 이재용 회장에게도 12억원 상당의 말을 정유라씨에게 지원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장 의원은 이 부회장에게 ‘왜 정유라에게 10억원이 넘는 말을 지원했냐’고 질의 했고 이 부회장은 “존경하는 위원님, 위원장님. 많은 우려와 심려를 끼쳐드린 것 잘 알고 있다. 무거운 마음으로 여기 나왔다. 앞으로 절대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두번째 질의를 맡은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과정의 문제점을 집중 제기했다. 박 의원은 “삼성이 국민연금을 가지고 놀아선 안된다”고 질타했고, 이 부회장은 “합병비율은 정해져 있는 것으로 들었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왜 삼성이 승계를 위해서 국민연금을 이용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고, 이 부회장은 “양사의 합병이 제 승계와는 관련이 없다. 앞으로 저를 더 잘하라고 꾸짖어 주시면 달게 받겠다. 국민연금은 삼성의 가장 큰 투자자다. 삼성 투자로 국민연금이 가장 큰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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