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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준 회장, 연임 승부수 띄운 이유는?
뉴스종합| 2016-12-11 08:57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회장직 연임에 도전하겠다고 밝히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권 회장은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정기 이사회에서 이사진에게 “연임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권 회장은 “전 임직원과 혼연일체가 돼 협력하고 개혁을 추진해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것으로 생각한다”며 “지난 3년간 추진해왔던 정책들을 마무리하고 남아있는 과제들을 완수하기 위해 회장직 연임 의사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지난 3년간 월드 프리미엄(WP) 제품 확대와 솔루션 마케팅을 통한 철강본원 경쟁력 강화도 자신의 ‘공(功)‘으로 꼽았다.

그는 “비철강 부문의 리튬 추출 기술, 이차전지 소재 기술 등 포스코 고유기술의 상업화를 통한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이 있다고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2014년 3월 취임한 권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 종료된다.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연임이 확정되면 권 회장은 2020년 3월까지 회장직을 맡게된다. 역대 포스코 회장의 경우 1990년대 초중반 임기를 마치지 못한 황경로, 정명식 회장을 뺀 5명 모두 연임에 성공했다.

최근 검찰 조사를 받는 등 좋지 않은 분위기 속에서 연임 의사를 밝힌 건 ‘최순실 게이트’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그동안 권 회장은 차은택 씨의 포레카 지분 강탈 시도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아 검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또 회장 선임 과정에 청와대 지원을 받았다는 의혹도 끊이지 않았다.


이 같은 의혹이 제기됐지만, 권 회장이 연임 의지를 밝힌건 검찰의 중간 조사 발표로 각종 의혹이 해소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지난달 20일 최순실씨 공소장에서 권 회장과 황은연 포스코 사장이 펜싱팀 창단을 결정한 것은 청와대와 최 씨 등의 강요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권 회장의 연임 도전이 9일 결정된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통과’와도 무관치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결국 내년 상반기 조기 대선과 새로운 정권의 출범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새로운 CEO보단 본인이 더 안정적으로 회사를 이끌 수 있다는 어필할 수 있게 됐다.또 과거 공기업으로 2000년대 민영화된 포스코가 줄줄이 역대 정권에서 ‘외풍(外風)’에 휘둘렸던 ‘흑역사’를 감안하면 현 CEO가 포스코를 이끄는게 보다 안정적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권 회장은 9일 이사회에서 “그동안 후계자 양성에 다소 소홀한 측면이 있었다”며 후계자를 적극 양성할 뜻을 시사했다.

지난 3년간 해온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도 뚜렷하다. 그는 “지난 3년간 추진해 왔던 정책들을 안정적으로 마무리하고, 남아 있는 과제를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권 회장은 취임 이후 지난 정권에서 벌려놓은 적자 사업, 계열사를 정리하는데 주력했다. 그 결과 지난 3분기까지 총 98건의 계열사 및 자산 매각을 실천에 옮겼다. 남은 건 당초 목표로 한 149건 중 50여 건이다.

권 회장이 연임 의사를 밝히자 이사회는 곧바로 사외이사진으로 구성된 ‘최고경영자(CEO) 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했고, 다음주부터 추천위는 권 회장을 단일 후보로 한 자격심사에 돌입한다. 지난 3년간 경영 실적을 분석하고 최근 불거진 각종 의혹도 면밀히 살펴본다는 계획이다.

큰 변수가 없다면 내년 1월 중 권 회장의 연임 여부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만일 자격심사를 통과하면 포스코는 이사회를 열어 권 회장 연임 안건을 통과시킨다. 그리고 내년 3월 주주총회를 열고 연임을 확정하게 된다.

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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