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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해운동맹에 간신히 이름 올리고 선복량 20% 확대
뉴스종합| 2016-12-12 08:28
-현대상선 해운동맹 ‘2M’과 부분 협력키로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현대상선의 세계 최대 해운동맹 ‘2M’에 정식 회원사로 가입이 불발됐다. 다만 양 측은 미주와 유럽 노선에서 3년간 머스크, MSC와 배를 공동 운항하는 전략적 협력을 체결했다.

11일 현대상선은 “현대상선이 ‘2M+H 전략적 협력’이라는 명칭으로 선복 교환과 선복 매입 방식의 해운동맹을 타결했다”고 밝혔다. 



내년 4월부터 현대상선은 머스크, MSC와 선복을 교환한다. 선복 교환은 컨테이너선의 적재 공간을 교환하는 것이다. 이번 협상에 따라 현대상선은 이전에 소속됐던 ‘G6’ 해운동맹 때보다 선복량 확대라는 실리를 챙겼다. 현대상선은 2M 미주, 유럽 노선의 남는 공간을 교환하고 짐 실을 공간을 구매하는 방식으로 4500TEU의 수송량을 확보했다. 기존 수송 능력 대비 20%가량 선복량이 증가하는 셈이다. 현대상선이 경쟁력 면에서 우위를 점한 북미서안 운영 항로도 기존 2개에서 3개로 확대됐다.

또 양측은 3년 후 현대상선 재무구조가 개선되면 정식 가입 전환을 논의하는 조건을 달았다. 현대상선 측은 “2M과 협력 관계를 통해 선복량을 늘렸고, 현대상선의 핵심 노선인 미국 서부 항로도 늘리는 등 실리를 찾았다”고 밝혔다.

다만 현대상선의 이번 협약 체결은 부분적 협력을 기반으로한 ‘반쪽짜리 해운동맹 가입’으로 볼 수 있다. 매우 낮은 레벨의 동맹 수준으로 당초 현대상선이 공언했던 정식 해운동맹 가입은 실패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른 해운동맹은 해운사 배에서 빈 공간을 나눠 갖는게 아니라 아예 노선이나 배를 같이 쓰는 밀접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현대상선은 ”사실상 해운동맹 가입에는 여러 형태와 단계가 있다“면서 ”이번에 맺은 협약이 아예 해운동맹 가입 불발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파트너십의 형태에 대해서도 “선복은 나눠쓰지만 전체 노선이 아닌 일부 필요한 노선을 쓰는 방식”이라며“기존 형태와 다른 방식의 해운동맹 가입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현대상선이 머스크, MSC와 동등한 위상으로 가입이 불발되자, 한국 해운업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당장 해운동맹 가입이 어려워지면 시장점유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늘리는게 불가능해지는 상황이다. 한진해운이 세계 7위권 선사로 이름을 날렸던 것도 해운동맹을 기반으로 영업을 해왔기 때문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상황이 이렇게 되면 현대상선의 점유율이 더 낮아지거나, 규모가 작은 아시아 역내의 선사로 규모가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조봉기 한국선주협회 상무는 ”해운동맹을 만들어 서비스하는 주요 항로에서 선사들과의 경쟁에선 쳐지지만, 서비스를 특화시키거나 해운동맹 멤버들이 주력하지 않은 다른 곳에서 서비스하는 것을 대안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해운동맹 가입이 현대상선 생존의 3가지 요건 중 하나였다는 점이다. 지난 여름 채권단의 자율협약을 마무리하고 구조조정 계획을 승인받은 것도 현대상선이 2M에 가입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그렇게 현대상선은 법정관리 행을 피했고, 같은 채권단 자율협약을 진행중이었던 한진해운은 결국 법정관리로 사실상 파산 절차를 밟고 있다.

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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