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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몰·호텔 애견 정책 ‘제각각’
뉴스종합| 2019-07-05 11:42
출입등 가이드라인 천차만별
안전 우려 소비자 불안 표출


롯데아울렛 기흥점 애견 가이드라인.

아이 둘을 둔 주부 A(41)씨는 주말마다 대형 쇼핑몰을 가는 일이 잦다. 요즘처럼 햇볕이 강할 때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키즈카페나 VR(가상현실)체험을 하면서 끼니 해결하기도 좋은 시원한 쇼핑몰이 낫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최근 ‘개 물림’ 사고로 아이들이 다치는 사고가 잇따르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쇼핑몰의 ‘펫 프랜들리(Pet Friendly)’ 정책으로 애견들이 쇼핑몰을 활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A씨는 “어떤 개는 언뜻 보기에도 꽤 큰데 입마개를 하지 않았는데, 안전요원이 주의를 줘도 그때뿐이더라”라며 “큰 개들은 짖기만 해도 사실 무섭다”고 말했다.

펫팸족이 1000만명을 웃돌면서 유통업계도 이들 고객을 잡기위해 애견 출입을 허용하는 등 ‘펫 프렌들리’ 정책을 쓰고 있다. 하지만 업체별로 애견 가이드라인이 제각각인데다 가이드라인을 지킬 수 있게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이 마땅치 않아 ‘개 물림’사고 예방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애견 출입이 허용되는 사업장은 일부 백화점과 여의도IFC몰, 스타필드(코엑스점 제외), 롯데몰, 롯데아울렛기흥점 등이 있다. 또 레스케이프와 그랜드 머큐어 앰배서더 서울 용산,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 알로프트 서울 강남, 오크우드 프리미어 코엑스센터&인천, 호텔 카푸치노 등도 반려 동물과 함께 객실에 들어올 수 있다.

백화점과 롯데몰 등은 애견이 케이지에 담긴 경우만 출입을 허용하고 있어 사실 다른 고객들에게 위협이 되진 않는다. 애견이 케이지에 넣을 만큼 작은데다 쉽게 밖에 돌아다니지 못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큰 개까지도 출입을 허용하는 복합쇼핑몰이나 호텔 등 사업장이다. 업체마다 애견 가이드라인이 달라 견주들도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

여의도IFC몰과 레스케이프 등은 10㎏미만의 개만 출입을 허용하지만 스타필드와 롯데아울렛 기흥점 등은 개 크기에 제한이 없다. 목줄 길이도 여의도IFC 1m, 스타필드 1.5m 등으로 다르며, 롯데아울렛은 이 또한 제한이 없다.

출입 제한 견종도 업체마다 다르다. 도사견, 핏불테리어, 스태퍼드셔테리어, 스태퍼드셔불테리어, 로트와일더 등 동물보호법상 5대 맹견과 함께 업체의 자체 판단으로 견종을 추가하고 있었다. 여의도IFC몰은 마스티프, 라이카오브차카, 울프독, 캉갈 등을 추가했고, 스타필드는 도고아르젠티고, 필라브라질레이, 잉글리쉬불테리어 등이 추가됐다. 최근 3세 유아의 허벅지를 물어 공분을 산 폭스테리어는 어떤 쇼핑몰에서도 출입을 제한하는 견종이 아니었다.

더 큰 문제는 쇼핑몰마다 이같은 가이드라인이 있지만, 고객이라는 이유로 강제하기가 사실상 어렵다는 것이다. 안전요원이 가이드라인을 어긴 견주를 보면 주의를 주긴 하지만, 벌금이나 출입제한 등의 패널티가 없다보니 유명무실하다.

이형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대표는 “미국 등 선진국은 평소 반려동물 산책을 자주 해 개들의 사회화 훈련이 되다보니 공공장소에서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적다”라고 “국내에서는 그런 경우가 적어 사회화가 안 된 성견을 쇼핑몰에 데려가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carri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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