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자를땐 언제고’… ‘팬데믹 영웅’ 美루스벨트호 전 함장 복직하나
뉴스종합| 2020-04-25 11:53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미국 해군 최고위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된 핵추진 항공모함 승조원을 구하려다 쫓겨난 함장의 복직을 국방부에 요청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이크 길데이 해군 참모총장과 제임스 맥퍼슨 해군장관 대행은 이날 오전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과 만나 브렛 크로지어 전 시어도어 루스벨트호 함장의 복직을 제안했다.

앞서 미 경제매체 포천(Fortune)은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의 영웅’을 자체 선정하면서 크로지어 전 함장을 24위에 올린 바 있다.

크로지어 전 함장은 4400여명을 태운 루스벨트호에서 코로나19가 발병하자 지난달 30일 상부에 서한을 보내 “전시도 아닌데 승조원들이 죽을 필요는 없다”며 격리요청을 했다. 그러나 다음날 미 언론에 자신의 서한이 공개된 후 경질됐다.

그가 직접 서한을 언론에 유출한 걸로 확인되진 않았지만, 20∼30부의 서한을 상부에 돌리는 등 ‘잘못된 판단’으로 유출 위험성을 높였다는 게 경질 이유였다고 토머스 모들리 당시 해군장관 대행이 밝혔다.경질의 적절성 논란은 정치권으로꺼지 번졌다.

그러나 모들리 전 장관 대행은 크로지어 전 함장에 대해 “지나치게 멍청”하다며 인신공격을 가했고, 비난이 비등하자 결국 사임했다.

이날 현재 루스벨트호 승조원 중 856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가운데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나머지 인원은 괌에서 격리 중이다.

크로지어 전 함장에 대한 복직 관련 보도가 나오기 직전 조너선 호프먼 국방부 수석대변인은 에스퍼 장관이 “대체로 해군 지도부의 결정을 지지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말했다.

호프먼 대변인은 보도 후 다시 서면 입장문을 내고 에스퍼 장관이 루스벨트호 코로나19 사태에 관한 예비조사 보고서를 받았다면서 “장관은 보고서를 철저히 검토할 생각”이라고 했다.

애덤 스미스(민주·워싱턴) 하원 군사위원장은 이날 “비록 크로지어 함장의 행동이 극단적이고 불완전하기는 했지만, 그가 단지 자신의 승조원을 보호하기 위해 그런 행동을 했을 뿐이라는 점은 명백하다”며 복직을 지지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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