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발등 불’도 못 껐는데…日 코로나 추경에 관광촉진비 19조
뉴스종합| 2020-04-25 13:26

일본 도쿄시 관계자들이 지난 24일 오후 신주쿠 지역을 돌며 확성기로 시민들에게 집에 머물 것을 당부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일본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에 관광·이벤트 산업 촉진을 위한 사업비를 20조원 가량 반영한 걸로 알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하는데 방역·민생 안정보다 ‘포스트 코로나’ 상황에 더 관심을 기울이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25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할 경제 대책을 담은 2020년도 추경 예산안에 1조6896억엔(약 19조3831억원) 규모의 소비·관광·이벤트 촉진 사업비를 반영한 걸로 확인됐다.

여행 상품을 구매한 소비자에게 쿠폰을 지급하거나 음식점용 포인트·이벤트 입장권 할인혜택 등을 통해 관광산업을 촉진하는 캠페인에 1조6794억엔을 배정했다. 또 외국인 관광객 유도를 위한 판촉행사용으로 96억엔을, 국립공원·온천관광지에서 일·휴가를 병행케 하는 비용으로 6억엔을 각각 예산안에 담았다.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면 이들 사업을 부양하려는 의도가 읽힌다. 그러나 전국에 긴급사태가 선포되고 외출·여행을 자제하라고 정부가 호소하는 상황에서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22일 열린 대책회의에서 코로나19 감염 사태 관련, “장기전도 예상된다”며 “화상 통화를 사용해 온라인 귀성을 하는 등 외출 자제에 협력해줄 것을 간곡히 부탁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일본 언론은 코로나19 긴급사태가 내달 초 끝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일본 정부가 긴급사태 마지막 날인 다음 달 6일에 임박해 긴급사태를 연장할지 여부를 판단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방역·치료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데 엉뚱한 데 자원을 배분한다는 비판도 나올 수 있다.

주요 의료 기관은 의료 물자·병상·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입원하지 못해 집에서 요양하던 확진자가 사망하는 사건도 속출 중이다.

‘아베노마스크(アベノマスク·아베의 마스크)’라는 별칭이 붙은 정부 배포 마스크에선 불량이 다수 발견돼 논란을 이어지고 있다.

한편 캡슐 호텔 운영업체인 ‘퍼스트 캐빈’은 코로나19의 충격으로 인해 지난 24일 도쿄지방재판소(지방법원)에 파산을 신청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수입이 줄거나 실직한 이들을 위한 무이자 특례 대출을 받기 위한 신청은 지난 18일 기준 7만2000건, 127억엔(약 1457억원)에 달한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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